최민식 "대배우? 이순재·신구 선생님 있는데…더 즐기며 연기" (BIFAN)[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최민식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의 주인공이 된 소감을 전했다.
30일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최민식 특별전 '최민식을 보았다'(Master CHOI MIN SIK)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최민식과 정지영 조직위원장, 모은영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1989년 드라마 '야망의 세월'로 데뷔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활동해 온 최민식은 "너무 감사하고, 제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한 사람의 배우로서 이보다 더한 감사한 자리가 있을까 싶다. 또 한편으로는 좀 부끄럽고, 뭔가 발가벗겨진 느낌도 든다. 제가 출연한 영화들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고, 많은 분들과 같이 공유도 하고 토론도 했지만 자꾸 제가 못한 것만 보이고 많이 부끄럽더라"고 심경을 전했다.
또 "특별전을 해외에서는 두세 번 했었는데,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선배 영화인들과 동료 후배들이 차려주는 성찬을 제가 받게 된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영광스럽다. 가슴 벅찬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최민식을 특별전 주인공으로 초청한 정지영 조직위원장도 "최민식을 특별전에 초대하게 돼 영광이다"라면서 "사실은 진작 했어야 했는데, 좀 늦었다. 기꺼이 받아주시고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제가 최민식 씨를 '가장 거칠고 뜨겁지만 친절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는데, 내가 써놓고도 잘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웃으면서 "실제로 내가 보는 최민식은 그렇다"고 칭찬했다.
최근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얻었던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간 후 현재 차기작을 물색 중이라고 전한 최민식은 "소속사 없이 일을 하면서 저 스스로를 좀 돌아보자고 하던 때에 이렇게 특별전에 초청됐다. 저의 과거 작품들을 또 보게 됐는데, 많은 것을 느끼게 되더라"고 쑥스러워했다.
이어 "그래서 지금은 앞으로의 미래를 향한 발돋움이라고 해야 할까, 숨을 고르는 느낌이다"라고 현재의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으면서 "그래서 지금 제게는 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 자리가 엄청나게 큰 자리이고, 큰 자극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연기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묻는 말에 최민식은 "이것밖에 할 줄 아는게 없어서…"라고 다시 웃어 보이며 "우리가 밥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그냥 생활이 돼 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어떤 강박은 없다. 시건방 떠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지금까지도 너무 사랑하는 일이고 언젠가 많이 그 사랑이 식을 때는 미련 없이 떠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지금도 새 작품 대본을 몇 개 받아서 보고 있는데, 아직은 쉬는 것이 너무 좋다"고 너스레를 떨며 "일단은 건강을 생각해서 운동을 하고 있고, 다시 재충전해서 작품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언제부턴가 최민식을 이야기 할 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호칭인 '대배우' 수식어에 대해서는 "부끄럽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이 호칭을 들을때마다 쑥스럽다. 이순재 선생님도 계시고 신구 선생님도 계시지 않나.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계신 선배님 분들이 정말 대배우라고 생각한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또 "대배우라는 것이 어떤 커리어나 유명함 뿐만이 아닌, 그 배우의 배우 인생을 통틀어서 존경받을 만한 그런 한 길을 오랫동안 걸어오신 분들에게 당연히 붙여드려야 할 호칭이 아닐까 한다. 제게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말이다. 제가 겸손하게 보이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멋쩍고 어색하다"면서 "그렇게 저를 평가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한 일이지만, 솔직히 어색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최민식 특별전의 상영작은 총 12편(장편 10편, 단편 2편)으로, 최민식이 직접 선정한 장편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부터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신화를 쓴 '쉬리'(1999), 그리고 '해피엔드'(1999) '파이란'(2001), '올드보이'(2003). '꽃피는 봄이 오면'(2004), '악마를 보았다'(2010),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이며단편 2편은 '수증기'(1988)와 '겨울의 길목'(1989)으로 한국영화아카데미 작품이다.
최민식은 기자회견 말미 "제가 '가슴에서 피가 끓는다'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 정말 이렇게 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배우로서 제 인생의 풍요로움과 깊이를 더해서 이순재, 신구 선생님의 연세가 될 때까지 활동을 한다면 그제서야 삶에 대한 어떤 더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한다. 정말 작품을 더 즐길 수 있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다. 용기와 격려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로서 더 정진해서 여러분 앞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인사했다.
29일 개막한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7월 9일까지 이어진다. 영화들은 부천시청(잔디광장·어울마당·판타스틱큐브)·한국만화박물관·CGV소풍·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 등과 온라인 상영관 웨이브(wavve)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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