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아 암매장' 남편의 실토…아빠 다른 자녀 두명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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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파묻었다”…경찰에 진술
경찰은 생후 5일 된 영아를 비닐봉지에 싸 야산에 묻은 혐의(사체유기)로 거제에 사는 A씨(20대)·B씨(30대·여)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9월 9일 경남 거제시 한 주거지에서 피해 아동인 C군이 사망하자 비닐봉지에 싸 인근 야산에 묻은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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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화장할 돈 없어 암매장”
경찰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2021년부터 만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한 A·B씨는 지난해 9월 5일 거제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C군을 출산했다. 이들은 “퇴원한 뒤 집에 돌아와 자고 (9일) 일어나니 C군이 숨져 있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숨진 아이 입엔 분유 거품이 묻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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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두 자녀도 출산…한 명 행방 파악 중”
경찰은 B씨가 과거 출산한 다른 아이의 안전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엄마 B씨가 C군 이외 2명의 자녀를 더 출산했단 사실이 파악되면서다. 이는 현 남편과 만나기 이전에 낳은 자녀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아이 중 한 명은 친정에서 양육하고 있고, 또 다른 한 명은 “입양 보냈다”고 B씨는 주장하고 있다. 친정에 있단 아이의 안전은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B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고성군의 복지 담당 공무원 등이 출생 신고되지 않은 C군에 대한 현장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아이 소재를 묻는 고성군 공무원 질문에 부부는 처음엔 “출생신고 전 입양을 보냈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추궁이 이어지자 “아이가 사망해 암매장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고성군은 즉각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경찰은 29일 A·B씨를 긴급체포해 밤샘 조사를 벌였다.
앞서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C군처럼 병원에서 태어난 뒤 출생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아동이 전국에 2236명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 발표 당시 경남에서는 경기(641명), 서울(470명)에 이어 가장 많은 122명의 출생 미신고 아동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는 타 시·도에 주소가 있거나, 출생 신고 여부가 확인된 사례를 제외하고 120명의 아동을 조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경찰에 수사 의뢰가 이뤄진 아동은 25명(30일 오전 10시 기준)이다. 정기감사에서 파악된 아동의 1%수준이다. ‘1% 수사’에 5명이 숨지고, 7명은 어디에 있는지 불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13명은 소재가 파악됐다. 수사는 이번 거제 유기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경남 고성을 비롯해 ▶경기 화성서부·동탄, 안성·시흥▶인천 계양 ▶부산 남부 ▶전주 덕진 ▶충남 청양 ▶충북 충주 등 전국 10개 경찰서, 경기남부·경남 등 2개 지방경찰청에서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의 수사결과에 따라 사망 아동은 더 나올 수 있다.
거제·고성=안대훈·김민주·위성욱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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