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 폐암 치료제 '렉라자', 1차 치료까지 적응증 확대

이춘희 2023. 6. 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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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병률 높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21년 '2차 치료' 허가 이어 변경 허가
얀센과 진행 중인 아미반타맙 병용 임상
연말 성과 기대…글로벌 1차 치료 성장 가능성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유한양행의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렉라자정(성분명레이저티닙메실산염일수화물)’에 대한 적응증을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까지 확대해 변경 허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 [사진제공=유한양행]

렉라자는 앞서 2021년 1월 국내 31호 신약으로 EGFR T790M에 변이가 발생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2차 치료로 허가받은 표적항암제다. 2020년 국내 암 진단 환자 중 폐암이 11.7%로 진단 비중이 가장 높았고, 폐암 중에서도 비소세포폐암의 비중이 85%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EGFR 변이로 인한 발병의 비중이 아시아인의 경우 40%에 달해 렉라자의 개발은 국내 환자들에게 의의가 컸다.

하지만 항암 치료는 2차나 3차 치료제로만 승인받을 경우 앞서 최초의 치료인 1차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완치되거나 사망한다면 약이 쓰일 기회를 아예 가질 수도 없는 만큼 보다 많은 기회를 갖기 위해 유한양행은 1차 치료제로의 진입을 계속 시도해왔다.

서울 동작구 유한양행 본사 사옥 전경 [사진제공=유한양행]

이를 위해 유한양행은 '레이저(LASER 301) 301' 임상을 진행해 왔다. 지난해 발표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주요 지표 중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PFS)는 20.6개월로 기존에 1차 치료제로 쓰여온 게피티닙(대조군)의 9.7개월 대비 대폭 개선되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했다. 무진행 생존 기간 중앙값(mOS)은 아직 데이터 성숙도가 29%에 그쳐 파악되지 않았다. 투약 후 환자 사망, 또는 암의 진행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PFS와 달리 OS는 환자의 사망까지 걸리는 시간만을 뜻하기 때문에 참여 환자가 모두 사망해야만 비로소 모든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등록 후 18개월 시점에서는 투약군 참여자는 80%, 대조군은 72%가 생존한 상태였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임상 결과를 토대로 지난 3월 변경 허가를 신청했고, 식약처는 이를 심사·평가한 결과 렉라자의 투약 대상 환자 범위를 ‘EGFR 변이(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까지 확대해 허가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의 1차 치료제로의 급여 기준 확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며 "건강보험 급여 처방 가능 시점까지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하는 인도적 차원의 프로그램(EAP)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각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일로부터 렉라자의 급여 기준 확대 시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과학적 역량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탄생한 약제로 개발 단계부터 높은 관심과 긍정적인 의학적 평가를 받아온 혁신적인 신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허가로 국내에서 유병률이 높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1차 치료제로 더 많은 환자에게 고품질의 의약품 치료 기회를 더 빨리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으로부터 기술 도입한 렉라자를 다시 2018년 얀센(존슨앤드존슨 자회사)에 기술 수출한 상태다. 얀센은 이중항암항체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과의 병용 요법을 개발하고 있다. 항암 치료는 최근 한 가지 약만을 쓰기보다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약이나 치료법을 병행하는 병용 요법이 대세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호아킨 두아토 얀센 대표가 앞으로 연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꼽는 등 양사의 기대가 큰 상태다.

현재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1차 치료 병용 임상인 '마리포사(MARIPOSA)'가 진행 중으로 대조군으로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 투여를 설정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안으로 최종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렉라자 단독 요법인 레이저301 임상에서 mPFS가 20.6개월이 나온 만큼 이를 뛰어넘는 mPFS 값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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