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옛 콘텐츠·포맷 따라 하기…‘추억’에 빠진 방송가
‘무한도전’ 감성 표방하는 버라이어티 예능들
과거의 콘텐츠를 리메이크 등 통해 부활시키는가 하면, ‘구 감성’을 강조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방송가에서 쏟아지는 콘텐츠 속 시선 몰이를 위해 ‘과거’, ‘옛것’을 오히려 강조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전략이 ‘잘’ 통하고 있는지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현재 SBS에서는 이승기, 강호동이 ‘강심장 리그’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여러 명의 연예인들이 출연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쇼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방송됐던 ‘강심장’의 후속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이승기, 강호동이 약 10년 만에 같은 프로그램으로 뭉쳐 방송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었다.
과거의 콘텐츠를 소환하는 흐름은 드라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오 영심이’는 90년대 인기 만화 ‘영심이’와 세계관을 공유했다. 소꿉친구에서 어른으로, 20년 만에 다시 만난 영심이와 경태가 펼치는 티격태격 로맨스를 그리며 시청자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큰 사랑을 받으며 방송된 드라마 ‘수사반장’의 리메이크 드라마 ‘수사반장 1963’(가제)의 제작이 확정되는가 하면, 2006년 방송된 인기 드라마 ‘궁’의 리메이크도 확정됐다고 알려졌다. 인기 콘텐츠에 지금의 감성을 덧입히는 시도들이 방송가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리메이크, 또는 스핀오프 등 통해 콘텐츠를 직접 소환하진 않더라도, 과거의 감성을 추구하며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도 생겨나고 있다. 홍진경, 김숙, 조세호, 주우재, 우영 등이 여러 미션, 콘셉트를 소화하는 버라이어티 예능 ‘홍김동전’이 대표적이다. 제작발표회 당시 “옛날 예능 그리웠다”며 ‘구개념 버라이어티’를 강조했던 것. 실제로도 다소 허술하고 어설프지만, 좌충우돌 과정 통해 웃음 유발하는 모습이 MBC ‘무한도전’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을 받았었다.
이 외에도 최근 방송 시작한 MBC 토크 버라이어티 ‘안 하던 짓 하고 그래’가 초창기 ‘무한도전’ 감성을 표방하는 등 프로그램, 소재 넘어 포맷까지도 되려 ‘옛것’을 추구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제작비 확대 및 적극적인 투자 어려운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고자 다소 보수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예 새로운 도전 통해 위험부담을 감수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소재, 포맷을 활용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것. 여기에 당시 해당 콘텐츠를 소비했던 시청층의 관심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이 좀 더 안전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성적들로 보면 리스크 감소보다는 그 위험성이 더 두드러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강심장 리그’는 ‘언제 적 떼 도크냐’라는 차가운 평가와 함께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매회 자극적 토크가 쏟아지고 있음에도 큰 화제성을 불러일으킨 출연자 또는 에피소드가 전무하다는 것도 ‘강심장 리그’에 뼈아픈 점이다.
‘오 영심이’는 채널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낮은 숫자인 0%대의 시청률로 종영했으며, ‘홍김동전’ 역시 일부 에피소드들이 반짝 관심을 받은 것 제외하면 시청률도, 화제성도 다소 아쉬운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방송을 시작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최근까지도 ‘홍김동전’은 1%대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 영심이’는 조금은 가볍지만, 유쾌하면서도 공감 가는 현실적인 어른 로맨스로 진입장벽을 낮췄으며, ‘강심장 리그’은 썸네일 활용해 토크를 선택하는 것으로 방식을 바꾸는 등 지금의 감성을 덧입히는 노력도 함께 이뤄졌다. 그럼에도 인기 콘텐츠를 소환하는 것이 ‘철 지난’ 콘텐츠를 ‘재탕’하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충분히 지워내진 못 한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인기 콘텐츠의 명성에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이 같은 관심은 반짝에 그치며, 자칫하면 올드하다는 느낌까지 줄 수 있다”면서 “마찬가지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오히려 기반을 두는 콘텐츠가 있다는 건 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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