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제2의 반도체' 바이오, 혁신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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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수출전략회의에서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고 천명했다고 한다.
대학, 기업, 연구기관, 병원이 클러스터를 형성해 바이오산업을 세계적으로 키우기 위해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꿈꾼다는 것이다.
5년 이내에 2000조원의 규모로 성장할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이 탐난다면 연구개발뿐 아니라 제조, 임상, 진료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있는 장애를 제거하는 정부의 역할이 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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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수출전략회의에서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고 천명했다고 한다. 대학, 기업, 연구기관, 병원이 클러스터를 형성해 바이오산업을 세계적으로 키우기 위해 한국형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꿈꾼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여전히 연구개발 중심이다. 공동연구, 기술인력 결합, 대학원 신설, 의료 인공지능(AI) 과정 개설, 연구개발 선도 프로젝트 등등이 키워드다. 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역할이다.
5년 이내에 2000조원의 규모로 성장할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이 탐난다면 연구개발뿐 아니라 제조, 임상, 진료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있는 장애를 제거하는 정부의 역할이 더 시급하다. 국내 바이오 분야 인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것이 규제가 풀릴 때를 기다리거나,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등 꼭 하면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과정이 철저한 규제 속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금 더 진취적으로 생각하면 의료서비스를 향상시키고, 불치병 환자 같은 생명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이어야 한다. 대통령도 방미 길에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둘러보았다고 하는데, 그 지역의 핵심은 눈에 보이는 연구 기반과 환경이 아니라 연구에서 진료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과감한 실험성과 혁신성이다. 연구에서 나온 결과를 그 클러스터 지역이 과감하게 수용해서 의료에 활용하고 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키는 과정을 들여다보기를 바란다.
우리는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혁신 수용성이 낮고 각종 규제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자유로운 환경만 제공된다면 정부보다 민간이 먼저 미래를 보기 때문에 엄청난 투자가 대기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를 주장한 지가 10년도 넘었는데 이제 와 일부 허용하는 듯한데 그마저도 기형적이다.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여러 분야에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나 의료 현장에서의 채택은 멀다. 의료 빅데이터와 AI를 말하기 전에 의료 데이터를 어떻게 개방하고 공유할지를 먼저 말해야 한다. 줄기세포 치료가 대표적인 규제 분야다. 효과와 안정성 면에서 아직 검증이 안 됐다고 하지만 최후의 수단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할 필요도 있다.
미용뿐 아니라 버거씨병, 척추 손상, 퇴행성관절염,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난치병 환자들은 규제가 풀릴 날을 기다리며 자신의 줄기세포를 채취, 배양해 보관하기도 한다. 민간에서도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분야에서 아직 연구 단계에 불과하고 개발 및 승인이 완료되지 않아 임상 실험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법으로 틀어막기만 하니 대통령도 불법으로 시술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심지어 국내에서 1차 배양된 걸 일본에서 추가 배양해 일본 의료기관에서 시술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일본 후생성의 감독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재생의료법에 의해 후생성에서 철저히 감독하면서도 의사의 재량과 환자의 선택 폭을 넓혀놓고 있다. 이 법으로 일본은 이미 안정성이 확보된 분야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안전한 시술을 받게 하고 이에 따라 수많은 재생의료 제품이 시장에 등장하게 됐다. 정작 의료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려면 미국 서부 개척 시대처럼 더 과감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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