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토염’, 경북도 무형문화재 지정 고시
경북 영덕군 해안지역에서 이어져 온 소금 제작 방식인 ‘영덕 토염’이 우리 고유의 전통 양식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9일을 기해 경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고시됐다.
지난 2018년 문화재청은 소금을 만드는 방식인 ‘제염’을 특정 지역에서 전승되는 전통 지식으로 인정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으며, 이에 경북도는 과거에 바닷물을 끓여내는 전통적 소금 생산방식인 ‘영덕 토염’을 무형문화재로 지정 고시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는 바닷물에서 소금을 생산해내는 해염 중심으로 소금산업이 발달했으며, 바닷물을 가마에 끓여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소금 생산방식이 태양열을 이용한 천일염으로 대부분 바뀌었는데, 그나마 영덕군을 포함한 동해안 일대는 1950년대까지 진흙과 모래를 섞은 염토에서 염도를 높인 염수를 추출한 뒤에 끓여내는 방식으로 소금을 생산해 왔다.
경북도는 영덕군 지역의 이러한 고유의 소금 생산방식에 대해 전통적 지식과 문화가 담겨있다고 판단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등을 거쳐 경북도 무형문화재로 최종 지정했다.
특히 이번 ‘영덕 토염’은 경북도 무형문화재 중 첫 번째로 ‘공동체 종목’으로 지정돼 그 의미가 특별하다. 문화재청에서는 2015년 ‘아리랑’을 시작으로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특정하지 않는 공동체 종목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보존·관리하고 있어 ‘영덕 토염’이 경북도 무형문화재의 공동체 종목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열 군수는 “지역의 역사·문화 그리고 지역 주민의 삶과 깊은 관련이 있는 ‘영덕 토염’이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계속해 군내 유·무형의 문화재 발굴과 보존관리 수준의 향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최근 영덕군은 지역의 보존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에 대한 문화재 지정·등록을 꾸준히 추진해 2019년 ‘영덕 영해장터거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고, 2021년엔 ‘영덕 괴시마을’이 국가민속문화재로, ‘영덕 장육사 대웅전 벽화’가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또 지난해엔 ‘영덕 옥계 침수정 일원’과 ‘영덕 무안박씨 희암재사’가 국가지정문화재 중 명승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올해의 경우 ‘영덕 토염’을 시작으로 여러 문화유산이 국가문화재나 경북도문화재로 지정·등록될 것으로 기대돼 영덕군의 역사·문화 자원에 관한 세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작과정을 크게 분류하면 염전시설 설치와 토염 생산으로 나뉜다. 염전시설의 설치에는 염판의 설치, 가마와 가마집 설치가 있으며 토염 생산 과정에는 함토생산, 함수추출, 물 올리기의 과정이 있다.
먼저 바닷가와 조금 떨어진 토지에 인위적으로 점토를 깔아 바닥을 만들고, 도랑을 만들어 해수를 끌어들인 인공 염전을 조성한다. 이후 염전에 섯도랑을 사이에 두고 여과장치인 섯, 함수를 받는 저장소인 섯도관을 마주 보도록 설치한다. 이를 양빈식(揚濱式) 염전이라하며, 영덕 지역민은 이를 염판(鹽版)으로 불렀다.
염판 조성 후에는 물지게 등을 이용해 인근 바다에서 해수를 받아온 뒤 도랑에 관수한다. 이렇게 관수한 해수를 염판 위의 마사에 듬뿍 흡수될 수 있도록 박대를 이용해서 살포한다. 이후 햇볕과 바람에 의해 염판의 수분이 증발되면, 마사가 염분을 골고루 흡수할 수 있도록 소에 써레를 채워 염판갈기 작업을 한다.
이와 같은 작업을 날씨에 따라 5일∼7일 정도 반복하면 마사는 염분을 충분히 흡수해 짙은 고동색의 함토가 되는데, 이후 섯을 통해 함토를 여과해서 함수를 추출한다.
이렇게 추출한 함수를 끓여 토염을 만들기 위한 가마와 이를 보호하기 위한 가마집을 염판 부근에 설치했다. 영덕지역에서는 대량의 굴이나 조개껍데기를 태워 만든 회분(灰粉)을 점토와 섞어 만든 횟가마를 주로 사용했다.
함수를 끓여 토염을 굽는 작업을 물 올리기라 부른다. 물 올리기 작업은 토염 생산 과정에서 가장 많은 숙련도가 요구되는 작업으로 가마의 가열에 비례해 천천히 함수를 흘려 넣는 초벌구이, 함수가 증발하면 다시 그만큼의 함수를 보충하는 재벌구이, 마지막으로 토염을 생산할 때까지 졸이는 마지막 구이로 나뉜다.
이때 사용되는 연료는 불이 잘 붙는 소나무 가지가 선호된다. 이후 남은 수분을 제거하는 과정을 통해 영덕 토염이 완성된다.
영남취재본부 김귀열 기자 mds724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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