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 야간조도·해운 교통량 데이터로 북한 경제 분석한다

30일, KDI 북한경제리뷰 6월호 발간

새롭게 발굴한 비전통적 데이터들을 통해서 북한 경제를 분석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인공위성 야간조도 데이터를 활용해 북한경제를 평가하거나, 해운과 선박 교통량 등을 통해 북한의 실제 상황을 분석한 연구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북한경제리뷰’ 6월호에 따르면 최근 북한경제를 분석할 때 정량적 통계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통해 경제상황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기존에 주로 활용되어 온 한국은행의 북한경제 추정치는 북한의 물량 지표 방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탈북자 설문조사나 심층인터뷰는 대표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 북한 전체의 모습과는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또 북한경제 추론에 가장 많이 활용되어온 무역자료도 또한 대북제재 강화와 팬데믹 국면을 거치면서 기존과 같은 정보를 확보하는 데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인공위성이 감지한 야간불빛의 밝기인 ‘야간조도’를 통해 북한 경제활동상황을 파악하는 연구방법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야간조도 데이터는 개발경제학 분야에서 경제성과에 대한 통계가 존재하지 않는 저개발국 연구에 활용되어 온 데이터다. 빛이 밝을수록 경제가 발전된다는 추론에 따라 통계가 부족한 국가의 경제성과 대리지표로 활용된다.

김다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의 ‘야간조도를 활용한 북한경제 연구’는 미국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운영하고 있는 야간조도 자료 데이터셋 등을 통해 1인당 GDP추세를 도출했다. 타 국가의 1인당 GDP와 야간조도 간의 관계를 추정한 후 북한의 실물지표 수치를 해당 추정식에 대입해 1인당 GDP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연구결과 야간조도로 추정한 1인당 GDP추세는 2000년대 중반이후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야간조도를 통해 2000년대 이후 북한경제를 평가하면 한국은행 추정치보다는 빠른 성장을 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윤인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의 ‘해운 및 선박 데이터로 본 북한경제’는 북한의 해운 및 선박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 활용했다. 구체적으로 지난 1월 30일 기준 북한 항만에 기항한 선박의 용량과 기항 빈도를 곱한 교통량을 통해 북한경제를 들여다봤다. 연구 결과 북한을 기항하는 선박의 교통량은 대외교류에 비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인도지원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서해안 항만 교통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서방 교류 확대 시기에는 동해안의 항만 간 교통량이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원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부구 환경위성센터 환경연구관의 ‘환경위성 자료를 이용한 북한경제 분석 가능성 연구:위성 관측 이산화질소 농도와 북한 GDP간 상관관계 분석’은 대기오염물질 데이터가 북한의 경제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대기오염물질 중 이산화질소는 주로 차량, 공장, 발전소 등에서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경제 지표를 추정할 수 있는 간접적 지표로 활용 가능하다는 데 주목했다. 환경위성을 이용해 북한 지역의 이산화질소 농도 변화 자료와 대표적 경제 지표인 북한 GDP 간 상관성을 확인 한 결과, 전체적인 추세가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한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GDP가 급속히 늘었던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산화질소 농도는 빠르게 증가했다. 2012년 이후 GDP는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렸는데 이 시기 이산화질소 농도도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나 전체적으로 상승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최지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의 ‘텍스트 마이닝을 이용한 북한경제 연구’에서는 북한 경제 연구에서 새롭게 적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소개됐다. 텍스트마이닝이란 연설문 같은 비정형 문자 자료에서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해 내는 기법을 말한다. 예를들어 지난해 최 연구위원이 수행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재정금융 제도 변화’ 연구에서는 북한의 ‘경제연구’ 자료에 수록된 논문들을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해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의 재정금융 제도 변화를 추적했다. 논문 내 자료들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명사단어들을 추출한 뒤, 빈도수, 단어의 관계와 관계 등을 분석해 메시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