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총영사 "韓 외교인프라, 머리 크고 손발 없는 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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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외교는 비대한 머리만 있고 손발은 없는 기형적 구조다."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가 열악한 외교 인프라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총영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총영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공직 생활을 시작한 지 33년이 지났는데 외교 인프라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한국 외교 인력과 예산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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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 외교는 비대한 머리만 있고 손발은 없는 기형적 구조다."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가 열악한 외교 인프라에 대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총영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총영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공직 생활을 시작한 지 33년이 지났는데 외교 인프라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한국 외교 인력과 예산을 과감하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행정고시 34회 출신으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국장을 지낸 김 총영사는 '비외교관 출신 총영사'로서 지난 6개월간 뉴욕 현지에서 열악한 외교 인프라를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외교관은 30년째 2000명 수준에서 전혀 늘지 않았다"면서 "일본 외교관 3명이 하는 일을 한국은 1명이 한다. (외교에 필요한) 깊이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축적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전략과 목표는 거대한데, 정작 현장에서 뛸 영업사원은 없는 꼴이라는 것이 김 총영사의 평가다.
지난 30여년간 국력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외교 인프라가 멈춰선 배경으로는 가장 먼저 해외공관을 사치, 특혜로 보는 폐쇄적 인식을 꼽았다. 세계 경제·문화의 중심지인 뉴욕 총영사관의 인적, 물적 인프라가 다른 나라들에 훨씬 못 미친다고 평가한 그는 "한국의 특성상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지만, 해외 공관 예산부터 깎는다"며 "아직도 해외에서 활동하면 특혜를 받는 것으로 취급하는 것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상황에서 외교부조차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총영사는 "외교부 장관은 자신의 직을 걸고 외교 인프라 확대에 나서야 한다"며 "(장관이 )외교 전략을 설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외교 인프라부터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 외교관들의 역량은 매우 뛰어나다"면서 "장관이 외교관 역량을 죽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소한 (외교관 수 기준 한국의 3배인) 일본급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예산, 인력 확충 방안 등도 그림을 제시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영사는 현 인프라로선 동포들을 위한 민원 처리조차 쉽지 않은 현실도 토로했다. 일례로 뉴욕총영사관의 경우 일본 등 아트홀 수준인 다른 나라와 달리 리셉션 행사를 개최할 단독 건물조차 없다. 민원실 대표전화 회선도 1개에 불과하다. 그는 "대표전화 회선이 5개만 돼도 워크인으로 입장하는 사람 중 3분의 1은 줄어들 것"이라며 "(민원을 담당하는)실무관들의 처우도 좋지 않다. (예산 때문에) 인력을 늘리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외교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앞서 황준국 주유엔 대사 역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황 대사는 이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상임이사국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장 안보리 담당 외교관 숫자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으며 외교부 전체적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총영사는 이날 한인들의 미국 비자 발급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최근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받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기브앤드테이크' 방식의 접근을 제안했다. 그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취업비자 쿼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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