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G]갈길 바쁜데 中에 발목 잡힌 증시
코스닥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
코스피가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했으나 다시 반등하는 등 장 초반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는 상승 출발했어도 이를 지켜내지 못한 채 약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잦은데 시장 전반에 깔려있는 관망심리, 차익실현 욕구 등으로 힘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 경제 우려와 미·중 갈등 등이 부각되며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 나흘만에 강세…장초반 2540선까지 밀리기도30일 오전 10시15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8.47포인트(0.33%) 오른 2558.49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1.96포인트(0.23%) 하락한 859.83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하며 장초반 2540선까지 후퇴했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역시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한 코스닥은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일 미국 증시가 양호한 경제지표와 긴축 우려에 영향을 받으면서 혼조세로 마감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중국 경제지표 및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 경계심리 등으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80%, S&P500지수는 0.45% 각각 상승했으나 나스닥지수는 0.003%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 대형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 통과로 인한 침체 불안 완화에도 양호한 경기가 추가 긴축의 정당화 우려를 자극한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속적인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주가 상승 탄력을 제한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증가율 확정치는 연율 2.0%를 기록했다.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1.3%)에서 0.7%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미 상무부는 수출, 소비자지출, 정부 지출의 상향조정 등으로 1분기 성장률 확정치가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23만9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6000건 감소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26만5000건을 밑도는 수치로 약 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제지표 호조는 긴축 우려를 자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경제성장률과 고용 안정 영향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면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7월 금리 인상 확률을 82%에서 87%로 상향 조정했으며 9월 추가적인 금리 인상 확률을 16%에서 24%로 올리고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0%에 그친 것을 감안할 때 시장은 1번 이상 추가적인 금리 인상과 높은 금리의 장기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으며 이 여파로 국채 금리가 급등해 기술주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Fed 위원 대다수가 연말까지 금리를 2회 혹은 그 이상 올리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으며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날 밤 발표될 미국 5월 PCE 물가지수 결과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결과에 따라 추가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5월 PCE 물가지수 전망치는 3.8%(전월 4.4%), 근원 PCE 4.7%(전월 4.7%)로 형성돼 있는데 지표 발표 이후 근원 물가 하락 속도가 더디다는 것을 명분으로 증시는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증시, 느린 中 영향도최근 증시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증시 부진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회복이 더딘 데다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부양책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하방 재료가 되고 있다"면서 "중국 1~5월 공업이익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한국과 연관성이 높은 제조업 경기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위안화 절하도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해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28일 발표된 중국의 1∼5월 공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최근 중국 증시와 동행성이 커졌다"면서 "전일 장중 달러·위안 환율이 7.3위안 가까이 급등하며 '제로코로나' 정책을 시행하던 지난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역시 하락 반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장중 중국 6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가 예정돼 있어 시장은 이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서 연구원은 "시장은 제조업은 소폭 개선을, 비제조업은 소폭 둔화를 전망하고 있다"면서 "특히 관련 지표 발표 결과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 대한 기대 심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지표 결과 후 투자자들의 수급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지표 발표 후 외국인 수급 방향성에 따라 국내 증시 변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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