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높이 모두 밀린 세자르호, 도미니카전 완패
[양형석 기자]
한국이 도미니카의 힘과 높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회 10연패에 빠졌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3주차 2번째 경기에서 도미니카 공화국에게 세트스코어 0-3(18-25, 18-25, 16-25)으로 패했다. 도미니카를 상대로 20득점을 올린 세트조차 없었던 한국은 이번 대회 10경기에서 단 두 세트만 따내고 모두 패하며 세자르 감독 부임 이후 지난해부터 VNL 대회에서만 22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 안방인 수원에서 3주차 경기를 치르고 있는 한국은 홈 경기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
ⓒ 국제배구연맹 |
도쿄 올림픽에서 짜릿했던 역전승의 기억
VNL 3주차를 맞아 안방인 수원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긴 한국은 지난 27일 첫 경기에서 불가리아에게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라고 했지만 역시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긴 쉽지 않았다. 한국은 28일 국제배구연맹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도 32위에서 두 계단 더 떨어진 34위가 됐다. 2021년 12월 세계랭킹 14위였던 한국은 1년 6개월 동안 세계랭킹이 무려 20계단이나 추락했다.
도미니카는 세계랭킹 11위로 한국보다 무려 23계단이나 높은 상대다. 이번 대회에서는 3승에 머물러 있지만 도미니카가 승리했던 불가리아와 네덜란드, 캐나다는 이번 대회에서 모두 한국을 꺾었던 상대들이다. 한국은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도미니카에게 3-2로 극적인 승리를 따냈었지만 2022년 VNL 대회에서는 도미니카를 상대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0-3으로 무기력하게 패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 27일 불가리아전에서 19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던 김다은이 아포짓 스파이커, 강소휘(GS칼텍스 KIXX)와 정지윤이 아웃사이드히터로 선발 출전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과 함께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운동능력이 좋은 도미니카에게 초반 주도권을 빼앗겼다. 하지만 한국은 강소휘의 강한 서브로 도미니카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이주아(흥국생명)의 이동공격과 블로킹이 터지면서 추격을 시작했다.
1세트 중반까지 3~4점 차로 추격을 이어가던 한국은 히네이리 마르티네즈의 속공과 김다은의 범실, 곤잘레스 로페즈의 공격이 나오면서 순식간에 7점 차로 벌어졌다. 도미니카는 18-12에서 주포 브리엘라 마르티네즈가 부상을 당하면서 교체됐지만 한국은 도미니카의 높은 블로킹에 막혀 고전했다. 한국은 세트 후반 도미니카의 실책과 이다현(현대건설)의 블로킹으로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지만 결국 18-25로 첫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이제는 세트당 20점 내기도 버거운 상대
1세트부터 블로킹에서 3-6으로 뒤졌던 한국은 2세트에서도 정지윤의 공격과 도미니카의 범실을 묶어 초반 도미니카와 점수를 주고 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한국은 세트 중반까지 도미니카를 끈질기게 압박했지만 도미니카의 블로킹과 서브득점에 고전하며 다시 점수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세트 중반 이후 급격히 무너지며 손쉽게 세트를 내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18-25로 패했다.
한국은 2주차 마지막 경기였던 독일전과 3주차 첫 경기였던 불가리아전에서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3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따낸 바 있다. 한국은 3세트에서도 정지윤과 이주아가 세트 초반 공격을 주도했지만 도미니카의 높이에 막혀 좀처럼 경기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한국은 1, 2세트와 달리 초반부터 벌어진 점수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3세트마저 16-25로 내주며 이번 대회 연패숫자가 '10'으로 늘어났다.
'대표팀 어드바이저' 김연경(흥국생명)이 한국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시절, 도미니카는 '힘과 높이가 좋지만 서브리시브가 약하고 섬세한 플레이가 부족한 팀'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실제로 국제대회에서 도미니카를 만나면 당일 컨디션에 따라 한국과 승패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도미니카는 세트마다 20점을 따내기도 버거운 상대가 됐다. 그리고 이는 안타깝게도 도미니카가 강해진 것이 아닌 한국의 전력이 약해져서 발생한 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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