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기기 전 이미 SK온 입사한 헝가리댁

최서윤 2023. 6. 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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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헝가리 법인(SKOH) 재무팀에서 일하는 토스 에르제베트(47)씨는 헝가리 배터리 공장이 생기기 전부터 입사한 SK온 터줏대감이다.

"공장 건설을 위해 첫 삽 뜨는 걸 지켜봤고, 배터리를 생산하고 처음으로 출하하던 날 트럭 앞에서 직원들과 단체사진도 찍었어요. 말 그대로 '0'일 때 이 회사에 들어왔는데 이제 공장이 3개로 늘어나네요. 앞으로도 SK온이 헝가리에서 마주하게 될 많은 성장의 순간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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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첫 삽 뜰 때 입사…유럽법인 최초 5년 장기근속

SK온 헝가리 법인(SKOH) 재무팀에서 일하는 토스 에르제베트(47)씨는 헝가리 배터리 공장이 생기기 전부터 입사한 SK온 터줏대감이다. 생산 자재와 설비, 용역 등 비용과 회계 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2018년 12월 SK온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 북부 코마롬 공장 부지 매입 계약을 막 마쳤을 때 합류했다. 말하자면 회사가 생기기도 전에 이미 회사에 입사해 공장을 만드는 작업을 한 창업공신 가운데 한명이다. “코마롬에 임시 컨테이너 사무실이 생기기 전까지 1년 반 동안 새벽에 일어나 부다페스트에 있는 사무실까지 왕복 4시간을 출퇴근했어요. 완공된 사옥으로 처음으로 출근했을 때 감격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에서 물적분할해 2021년 10월 설립된 SK온은 헝가리를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았다. 2020년 1월부터 코마롬 전기차 배터리 제1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연간 생산 규모는 7.5GWh다. 전기차 12만대에 들어갈 수 있는 배터리 생산량이다.

SK온 헝가리 법인(SKOH) 재무팀 소속 토스 에르제베트씨 [사진제공=SK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해외 공장 건설에 잇달아 나서는 가운데 현지 직원이 바라본 한국 배터리 공장 기업 문화와 인상은 어떨지 궁금했다. 에르제베트씨는 올해 2월 유럽법인 최초로 5년 장기 근속 감사패를 받았다. 헝가리 사람이 한국 배터리 기업에서 5년을 근속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그는 아시아경제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전에 다니던 현지 회사와는 달리 한국 기업 특유의 문화가 있더라”라며 “여느 조직이나 구성원 간 원만한 관계를 중요시하지만, SK는 상사들이 나서서 직원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어줬다”고 했다. 그가 속한 재무팀은 함께 주말여행을 할 정도로 팀워크가 끈끈하다.

코마롬 토박이인 그가 언어부터 음식과 문화까지 모든 게 다른 한국회사에서 일한다는 게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비쥬(볼 뽀뽀)가 일상인 그에게 한국식 인사는 낯설었고, 한국 이름을 발음하는 것도 어려웠다. “한국인 동료들은 우리들이 발음하기 쉽게 영어 이름을 만들었고 회식할 때는 일부러 한국 식당과 헝가리 식당을 번갈아 갔어요. 한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캡틴’ 류은희 선수가 헝가리 프로팀에서 뛰고 있잖아요, 그래서 얼마 전에 한국인 동료들과 핸드볼 경기도 보고 왔어요.”

SK온 헝가리 코마롬 공장 [사진제공=SK온]

SK온은 지난해 10GWh 규모 코마롬 제2공장 가동을 시작했고 코마롬에서 차로 1시간30분, 수도 부다페스트에선 40분 거리에 있는 이반차에 1·2공장 생산력을 훨씬 뛰어넘는 3공장을 짓고 있다. 가동 목표 시점은 2024년이다. 30GWh 규모로 연간 전기차 43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 이반차 공장까지 완공하면 SK온의 유럽 생산 규모는 47.5GWh로 늘어난다.

세 번째 공장 이반차에서 일할 직원들이 지난해 말 코마롬에 교육받으러 왔을 때 회사 성장을 실감했다. “코마롬 엔지니어들이 1·2공장에서 일하면서 먼저 쌓은 업무 지식과 노하우를 새 직원들에게 알려주는 모습을 보니 괜히 제가 다 뿌듯했습니다.” 그가 입사했을 당시 5명이던 직원은 현재 1000명으로 늘었다. “공장 건설을 위해 첫 삽 뜨는 걸 지켜봤고, 배터리를 생산하고 처음으로 출하하던 날 트럭 앞에서 직원들과 단체사진도 찍었어요. 말 그대로 ‘0’일 때 이 회사에 들어왔는데 이제 공장이 3개로 늘어나네요. 앞으로도 SK온이 헝가리에서 마주하게 될 많은 성장의 순간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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