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폐렴구균 백신 시장 노리는 SK바이오사이언스…2상 성공
단백접합 백신 중 가장 많은 21가 백신
'계열 내 최고' 백신 목표
24년 3상 진입·27년 허가 진입 계획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계열 내 최고(Best-in-Class)'를 목표로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팩(GBP410)'이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동 개발사인 글로벌 빅 파마(대형 제약사) 사노피와 함께 2027년에 허가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스카이팩(사노피 과제명 SP0202)의 임상 2상에서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임상 3상에 진입하고, 2027년 최종 임상 결과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스카이팩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BS 3.0'으로 추진 중인 신성장 전략의 차세대 백신 중 핵심이다. 폐렴 및 침습성 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드는 단백접합 백신이다. 이를 통해 총 21개 혈청형을 예방할 수 있는 21가 백신으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중 가장 많은 가수는 화이자의 20가 백신 '프리베나20'인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팩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계열 내 최고 백신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MSD(미국 머크)의 '뉴모백스23'이 23가 백신이지만 이는 1983년 개발된 다당질 백신이다. 스카이팩은 이 같은 특장점에 더해 소아 백신 시장의 강자인 사노피의 마케팅 역량과 시너지를 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란 기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5세 미만 유아 사망 원인 중 14%가 폐렴으로, 전체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백신 접종을 통한 폐렴 예방은 세계적 과제이기도 하다. 국내 역시 2020년 사망원인 중 암, 심장질환에 이어 3번째로 높기도 했다.
시장 규모 역시 상당하다. 코로나19를 제외하면 단일 백신 시장 중에서는 가장 큰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2021년 78억2000만달러(약 10조원)에서 연평균 4.4%가량 성장하면서 2027년에는 101억8000만달러(약 1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개별 백신으로도 화이자의 또 다른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은 2021년 52억7000만달러(약 7조원)의 매출로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56억7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을 올린 백신이 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이번 임상 2상을 미국, 캐나다, 온두라스 내 생후 12~15개월 소아 140명과 42~89일 영유아 712명을 대상으로 2020년 5월부터 진행했다. GBP410과 대조 백신을 기초 접종(생후 2·4·6개월) 및 부스터 접종(생후 12~15개월)한 결과 대조 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접종군에서 백신과 관련이 있는 중대한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소아마비),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 접종 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하는 경우에도 대조 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팩의 상업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사노피와 함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대규모 시설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경북 안동시 L하우스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에 준하는 생산시설을 구축해 스카이팩을 포함한 다양한 자체 백신을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장 프랑수아 투생(Jean-Francois Toussant) 사노피 백신 연구·개발(R&D) 부문 글로벌 총괄 담당은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폐렴구균 질환의 예방을 위해 건설적인 협력을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21가 폐렴구균 백신은 혁신적인 전달체를 통해 폐렴구균 질병에 대한 더 넓은 범위의 예방효과를 제공하도록 설계된 만큼 이번 임상 2상의 성공을 바탕으로 3상 진입 및 허가까지 무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도 “해외의 대표 백신 기업들도 번번이 실패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성공적으로 2상까지 개발했다는 것은 SK가 최고 수준의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을 뜻한다”며 “사노피와 같은 훌륭한 파트너사와 협력할 수 있었다는 부분에 뿌듯함을 느끼며 향후에도 다양한 빅 파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를 누빌 대한민국 백신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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