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자율성' 때문에…혼란 더 커진 보험회계

이민우 2023. 6. 3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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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회계기준이 전면 개편되면서 업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새 회계기준 IFRS17에서는 보험계약으로 미래에 얻을 이익을 평가하는 새 수익성 지표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도입됐다.

올해는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산정하는 회계 기준이 모두 바뀐 첫해다.

이들은 어찌 보면 당국보다 더 빨리 보험사 성과의 실질이 무엇인지, 어떤 회계적 가정이 가장 부합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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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회계기준이 전면 개편되면서 업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새 회계기준 IFRS17에서 회사의 실제 상황을 정확히 드러낼 수 있도록 스스로 각종 회계적 가정을 세울 수 있도록 한 것이 혼란의 원인이 된 실정이다.

새 회계기준 IFRS17에서는 보험계약으로 미래에 얻을 이익을 평가하는 새 수익성 지표 계약서비스마진(CSM)이 도입됐다. 보험 계약 시점에는 부채로 인식한 뒤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 상각해 이익으로 편입하는 식이다. 이때 어느 비율로 인식할지 보험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당국은 보험사들이 이 부분에서 지나치게 유리한 해석을 내렸다고 봤다. 당장 업계가 추정한 생명·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조원이지만 금융감독원은 5조2300억원대로 파악했다. 보험사들의 지나친 '장밋빛' 전망으로 2조원가량의 실적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잡음이 커지자 금감원은 우선 실손의료보험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 보험금 비율),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의 기준을 세웠다. 미래 손해율을 예측할 때 과거 10년 이상의 손해율 통계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최근 코로나 상황에서 낮아진 손해율만을 사용해 미래를 추정하는 편법을 막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생보사들 중심으로 판매 경쟁이 과열된 단기납 종신보험 관련 기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료 납입기간이 5~7년으로 짧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급격히 늘리는 가운데 정작 해지율은 기존 장기 종신보험과 동일하게 적용하며 실적을 부풀릴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국이 매번 기준을 제시할 수는 없다. 수많은 회계 항목마다 세부 기준을 제시한다면 누더기 회계기준이 될 뿐이다. 보험사들이 당국이 제시한 최소한의 기준에만 매달리면 실제 경영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드러낸다는 IFRS17의 기본 목적과 원칙도 흐려진다. 그렇다고 보험사에 일임할 수만은 없다. 임기가 정해진 최고경영자들이 임기 내 호실적인 것처럼 포장하려는 유인을 막기 어렵다.

결국 제3자인 회계법인이 보다 독립성을 갖추고 엄정하게 견제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산정하는 회계 기준이 모두 바뀐 첫해다. 사실상 보험사의 모든 회계가 바뀌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피하기 힘들다. 다만 최소화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계법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주체는 보험사지만 외부에서 감사하는 것은 회계법인의 몫이다. 이들은 어찌 보면 당국보다 더 빨리 보험사 성과의 실질이 무엇인지, 어떤 회계적 가정이 가장 부합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마침 금감원도 올해 2월부터 계리법인·회계법인·보험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외부 검증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추진하며 힘을 실어줬다. 회계법인이 보험사를 단순 고객으로 간주하지 않고, 독립된 감시인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다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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