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토하면 숙취 없다? 반복하면 식도 파열

오상훈 기자 2023. 6.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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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만 마시면 '구토'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구토를 할 때 식도를 타고 넘어오는 위산에는 소화효소가 섞여 있다.

드물게 구토 중 식도로 넘어간 이물질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면서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알코올 섭취 후 반복적으로 구토하면 식도와 위가 만나는 점막 부위에 상처를 만들고 노출된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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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만 마시면 ‘구토’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토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다음날 속이 편하다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구토가 취기를 없애고 숙취를 해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음주 후 습관적인 구토는 오히려 식도에 손상을 주고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구토는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체내로 들어온 독성 물질을 배출시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술을 많이 마셨을 때 구토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음을 하면 혈중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만들어진 독성 물질)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때 우리 몸이 독성 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뇌의 구토중추를 자극해 구역질을 유발한다. 알코올 자체가 위를 자극해 구토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알코올로 인해 위와 십이지장 사이가 좁아지고 위 점막이 압박을 받으면, 음식물이 위를 빠져나가지 못한 채 압력에 의해 식도 쪽으로 역류한다.

구토를 할 때 식도를 타고 넘어오는 위산에는 소화효소가 섞여 있다. 소화효소는 강한 산성으로, 식도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억지로 토하는 습관은 치아 건강에도 좋지 않다. 반복적으로 구토를 하면 위산이 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에나멜질을 부식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구토로 인해 위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계속 소화액이 분비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위험이 있다. 드물게 구토 중 식도로 넘어간 이물질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면서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혈토를 할 수도 있다. 알코올 섭취 후 반복적으로 구토하면 식도와 위가 만나는 점막 부위에 상처를 만들고 노출된 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한다. 이를 ‘말로리-바이스 증후군(Mallory-Weiss syndrome)’이라 한다. 물론 강한 기침, 멀미, 항암제 투약 후 발생한 오심 등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말로리 바이스 증후군은 보통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호전된다. 점막 정도에 난 상처는 금방 치유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토혈의 양이 많거나 흑색 변을 본다면 병원 방문이 필요하다. 점막을 넘어 식도의 벽이 찢어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러한 식도 천공은 극심한 가슴 통증과 빠른 맥박 결국, 쇼크가 나타나면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응급실에 방문해 혈액검사를 한 뒤 내시경 지혈술을 받아야 한다.

한편, 알코올성 간경변이 있을 경우 과음 후 구토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간조직에 염증이 생겨 간이 딱딱해진 상태로, 과음으로 간이 손상되면 알코올 해독 능력이 떨어져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더 많이 생성된다.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음주 후 구토 증상이 더 심하다. 습관적인 구토 증상과 함께, 손바닥이 붉거나 가슴에 거미줄 모양으로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 알코올성 간경변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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