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윤석열 정부 경제팀 성적표, B+

정재형 2023. 6. 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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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마지막 날이다.

기획재정부는 보통 6월 마지막주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 발표는 정부가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운용해 나가겠다고 민간에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지난해 말 발표한 '2023 경제정책 방향'을 토대로 윤석열 정부 경제팀을 평가하고, 성적표를 매겨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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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마지막 날이다. 기획재정부는 보통 6월 마지막주에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 발표는 정부가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운용해 나가겠다고 민간에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올해는 좀 늦어져 다음주 발표 예정이다.

지난해 말 발표한 '2023 경제정책 방향'을 토대로 윤석열 정부 경제팀을 평가하고, 성적표를 매겨보고 싶어졌다. 정부 경제팀이라고 하면 보통 기재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포함)를 지칭한다. 경제부처로는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더 있으나 핵심 경제정책 수단인 예산, 세제, 금융, 기준금리를 갖고 있는 위 3개의 재정·통화·금융당국을 정부 경제팀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포함 등 네 사람에 대한 평가가 될 수 있겠다.

대통령 또는 경제팀에 대한 평가를 성장률, 주가지수, 1인당 국민소득 등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수치는 대내외 경제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이지, 경제팀이 얼마나 잘했는지 못했는지를 드러내는 지표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연 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 경제규모)이나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555공약(종합 국력 세계 5위,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 5000 시대)은 주소를 잘못 찾은 것이다.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어떤 대내외적 경제 상황에서 얼마나 잘 대응했는지, 위기가 있었다면 어떻게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극복했는지, 우리 경제의 장기적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육성을 얼마나 제대로 했는지 등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어느 정도 정성적 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기재부는 '2023 경제정책방향'에서 자유, 혁신, 공정, 연대를 경제운용 4대 기조로 제시하고 위기극복과 경제 재도약을 목표로 했다. 4가지 기본 방향은 거시경제 안정관리, 민생경제 회복지원, 민간중심 활력제고, 미래대비 체질 개선으로 정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불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원달러 환율 급등, 물가 급등,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수출 부진, 무역수지 적자 등으로 경제 위기 상황이었다. 언론에서는 '복합 위기'라고 칭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하며 경고했다. 실제 상황이 그 정도로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위기는 위기였다.

지금은 환율과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채권시장의 불안과 부동산 PF 대규모 부실 우려도 많이 가라앉았다. 한은은 물가가 둔화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후 물가 둔화 추세가 이어져 한은의 결정이 옳았다는 게 증명됐다. 기재부, 한은, 금융위, 금감원 등 거시정책 당국간 소통과 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 원활히 잘 이뤄졌다. 금감원이 과도하게 뛴 은행 대출금리를 잡느라 '시장의 가격기능에까지 개입하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고, '이복현 금감원장이 너무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결과는 좋았던 것 같다. '거시경제 안정관리'는 “참 잘했어요.”

물가안정, 생계비 부담 경감, 소상공인 지원 강화 등 '민생경제 회복지원'과 수출 활성화, 투자촉진·규제혁신, 신성장 4.0 전략 등 '민간중심 활력제고'는 실제 얼마나 체감이 됐는지가 애매해서 “어느 정도 했어요.”

노동·연금·교육 3대 구조개혁, 금융·서비스·공공 3대 혁신 등 '미래대비 체질 개선'은 공공혁신에서 건전재정 원칙 유지 등 성과가 있었지만 구조개혁이 거의 진전되지 못했고 금융·서비스 혁신도 지지부진했다는 면에서 “참 못했어요.”

하지만 구조개혁과 혁신 등의 난이도를 고려한다면 전반적으로 “잘 했어요.” 종합 성적은 B+.

정재형 경제금융 부장 jj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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