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끌고 블랙핑크 밀고…K팝 공연 관객 ‘역대 최다’

이은호 2023. 6. 3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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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자 응원봉 5만개가 발광했다.

이곳에서 공연을 연 K팝 가수는 그룹 방탄소년단 이후 트와이스가 두 번째, 여성 그룹 가운데선 세계 최초로 소파이 스타디움을 매진시켰다.

상반기에만 500만명 이상의 음악 애호가들이 K팝 공연장을 찾았다.

실제로 올해 트와이스, 블랙핑크, 에스파, (여자)아이들, 마마무, 있지 등 여러 걸그룹이 세계 곳곳을 돌며 공연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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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트와이스 미국 소파이 스타디움 공연 현장. JYP엔터테인먼트

음악이 흐르자 응원봉 5만개가 발광했다. 곳곳에서 ‘떼창’이 터지고 춤판이 벌어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 준공 비용만 49억달러(약 5조7000억원)가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기장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그룹 트와이스가 단독 공연을 열었다. 이곳에서 공연을 연 K팝 가수는 그룹 방탄소년단 이후 트와이스가 두 번째, 여성 그룹 가운데선 세계 최초로 소파이 스타디움을 매진시켰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가도를 달리는 K팝이 공연 분야에서도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해 K팝 콘서트를 직관한 관객은 1100만명을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592만명(86%) 늘어난, 사상 최다 기록이다. 상반기에만 500만명 이상의 음악 애호가들이 K팝 공연장을 찾았다. 5월 모객 수는 134만명으로 2017년 12월 기록한 월간 모객 최고기록(125만명)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5월 모객 수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K팝 콘서트 전성시대를 이끈 힘은 ‘걸 파워’에서 나왔다. 김진우 써클차트(옛 가온차트)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비교해 대규모 월드투어를 열 수 있는 걸그룹이 많아졌다”고 짚었다. “블랙핑크의 글로벌 성공 이후 해외 시장을 지향하는 걸그룹이 늘었고, 이것이 모객력(관객 동원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트와이스, 블랙핑크, 에스파, (여자)아이들, 마마무, 있지 등 여러 걸그룹이 세계 곳곳을 돌며 공연을 열었다. 데뷔 2년 차인 르세라핌도 오는 8월부터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7개 지역에서 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틀 간 11만 관객이 모인 블랙핑크 일본 도쿄돔 콘서트. YG엔터테인먼트

그간 걸그룹의 팬덤 결집력은 과소평가됐다. ‘보이그룹은 수출용, 걸그룹은 내수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중 지향적인 성격이 강했다. 시장을 흔든 건 블랙핑크. 이들이 해외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후 팬덤 지항형 걸그룹이 늘었다. 이는 음반 판매량에서도 확인된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음반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걸그룹은 10팀으로 전년도 1팀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해도 블랙핑크 멤버 지수, 르세라핌, 에스파 등이 단일 음반으로 100만장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걸그룹들이 여성 팬들을 공략하는 콘셉트로 전환해 여성 팬덤이 커진 것 역시 음반 판매량 증가와 공연 규모 확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월드투어를 시작한 블랙핑크는 올해 최다 관객 동원이 유력하다. 올해 8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투어로 약 150만 관객을 만날 전망이다. 티켓 수입으로는 이미 영국 스파이스걸스를 누르고 걸그룹 단일투어 세계 1위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올해 프랑스 최대 공연장인 스타드 드 프랑스, 최대 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국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등에서 팬들을 만난다.

트와이스는 데뷔 6년 차인 2020년 미국 리퍼블릭 레코드와 손잡고 현지에 진출한 뒤 글로벌 팬덤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아이돌 그룹 평균 수명이 5~6년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사례다. 이들은 소파이 스타디움 말고도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일본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과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등 5만 관객 규모의 스타디움 공연을 모두 매진시켰다. 한 가요 관계자는 “트와이스는 ‘모어 앤 모어’(MORE & MORE) 음반을 기점으로 이전보다 과감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시도하며 스펙트럼을 넓혔다”면서 “이것이 미국 진출과 맞물려 팬덤을 확장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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