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②서울 분양 '온기'…지방 미달 속출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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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의 키워드는 서울과 지방 간의 양극화로 요약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은 타이밍도 중요한데 서울은 그 흐름을 잘 탔다. 지난해 말 미분양을 냈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가 올해 정부 규제 완화 후 전부 소진되는 가운데 영등포자이디그니티가 때맞춰 등장했다"며 "다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남아 있는 미분양을 잘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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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속 잔여 미분양 소진 중요"
편집자주 -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반복된 혼돈의 장세가 이어졌다. 금리 인상,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C) 파산 사태로 매수심리는 식을 대로 식었고 2월까지 거래량, 매매수급지수, 실거래가지수는 침체 국면을 지속했다. 미분양주택은 7만가구를 넘어서며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공포가 분양시장을 덮쳤고 건설사들은 너도나도 분양 일정을 미뤘다.실물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청약, 세금, 대출 등을 아우르는 1·3대책과 실수요자들의 자금 숨통을 틔워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전격 발표한다. 이후 4월 초부터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며 집값 낙폭이 축소되고 전달 대비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전환되는 지역도 등장했다. 이를 두고 집값 바닥론과 신중론이 분분했다.
전세시장도 매매시장과 궤를 같이했다. 서울 강남 등 대량 공급이 이뤄진 단지에서 시세보다 수억 원씩 떨어진 매물이 등장했고 실제 계약까지 성사되면서 전셋값을 끌어내렸다. 작년보다 상승한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전세수요를 월세 수요로 이동시켰고 전세수요 감소-전셋값 하락은 전세 사기와 함께 역전세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분양시장은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간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올 초만 해도 미달이 속출했던 수도권 청약경쟁률은 이달 들어 24대1로 상승했고 서울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 무순위 청약에는 무려 93만명이 몰렸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청약 성적표는 참담하다. 주요 지방 도시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모두 1대1을 넘지 못했다. 지방 주택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한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해 하반기 역전세 대란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어 반등세로 돌아서긴 어렵다고 본 것이다. 최근 급매 소진에 따른 호가 상승으로 진입에 대한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도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의 키워드는 서울과 지방 간의 양극화로 요약된다. 서울은 지난해 저조했던 분양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렸는데 이는 주춤해진 금리 고공행진과 연초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방은 미분양 적체가 심하고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청약 미달이 속출하는 등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반등할 기미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26일)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평균 8.28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2.32대 1)보다는 낮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했던 하반기(4.06대 1)와 비교하면 냉각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2.36대 1로 가장 높았다. 지난 3월 영등포자이디그니티가 1순위 평균 198.76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5월에는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이 78.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 단지 모두 계약까지 100% 완료했다.
이에 서울 미분양 주택은 1월 996가구에서 2월 2099가구로 급증했으나 3월, 4월 연이어 감소했다. 5월에는 소폭 늘었지만, 2월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일부 단지의 무순위 청약(줍줍)에도 광풍이 불고 있다. 단 2가구 공급에 93만명 이상이 몰린 동작구 흑석리버파크자이가 대표적이다. 당첨 시 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 27일 단일 단지로는 사상 최다 신청 건수를 올렸다. 이 중 1가구가 무순위 청약 대상이었는데 무려 82만9804명이 신청해 기존 은평구 DMC파인시티자이(1가구에 29만8000여명 신청) 기록을 깼다.
하지만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찬바람이 여전하다. 특히 지방은 전체 미분양 물량 6만8865가구 중 84%에 해당하는 5만8066가구를 떠안고 있다.
이 중 대구 미분양은 1만2733가구로,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1만가구가 넘었다. 청약 경쟁률도 올해 들어 6월 현재 0.07대 1로 가장 낮다. 이어 전남(0.14대 1), 제주(0.16대 1), 울산(0.21대 1), 강원(0.38대 1) 순으로 경쟁률이 저조했다.
수도권에 속한 인천도 상반기 경쟁률이 1.15대 1로 지난해 하반기(3.45대 1)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는 지난해 연간 청약 경쟁률과 유사한 수준인 6.4대 1을 나타냈으나, 고덕자이센트로(45.33대 1) 등 소수 단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거나 모집 가구에 미달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은 타이밍도 중요한데 서울은 그 흐름을 잘 탔다. 지난해 말 미분양을 냈던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가 올해 정부 규제 완화 후 전부 소진되는 가운데 영등포자이디그니티가 때맞춰 등장했다"며 "다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남아 있는 미분양을 잘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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