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우리에겐 삶의 터전"…2년 뒤엔 탄광 한 곳만 남는다 [영상]
지난 28일 오전 전남 화순군 동면에 있는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탄광 갱도에 들어서자 채탄원을 실어나르던 인차(人車)가 멈춰서 있었다. 갱도 밖에 있는 대형 컨베이어벨트 등도 작동을 멈춰 사방이 고요했다.
손미희 화순광업소 총무과장은 “이달 폐광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채탄이 중단됐다”며 “인력 50여명만 남아 시설관리나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1호 탄광 118년 만에 폐광
화순탄광은 호황기인 1960년대 삼척·영월·음성탄광과 함께 4대 탄광으로 불렸다. 산업화 시기 정부 석탄·광업 육성정책과 맞물려 연간 60만t을 생산했다. 1989년엔 70만5000t을 생산한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당시 1100명이던 근로자 수도 현재 263명까지 줄었다.
“막장? 삶의 터전이자 희망의 공간”
화순탄광에서 33년간 채탄원으로 일해온 이영근(63)씨는 “남들은 막장이라지만 우리에겐 소중한 삶의 터전이자 희망의 공간”이라며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첫 번째 탄광이 문을 닫게 돼 착잡하다”고 말했다.
공영탄광 3곳, 매년 1개씩 폐광
탄광 폐광은 석탄 대신 석유가 주연료로 사용되며 채산성이 급감한 게 주된 요인이 됐다. 매년 갱도가 깊어지고 생산설비가 노후화하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진 점도 한몫했다.
탄광 근로자들 “일자리 마련해달라”
장성탄광, 내년 폐광 앞두고 127명 감축
장성탄광은 이르면 내년 초부터 채탄작업을 중단하고 폐광절차를 밟게 된다. 무연탄 생산량도 지난해 12만8000t에서 올해는 10만t 이하로 감산해놓은 상태다. 오대현 장성광업소 소장은 “노사 합의를 통해 폐광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말했다.
정부, 화순탄광에 167억원 지원금 배정
이에 대해 화순탄광 근로자들과 인근 주민들은 실직보상 외에도 취업지원과 부지 활용 방안 등을 촉구하고 있다. 실직한 근로자 대부분이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지만, 경기 위축 등과 맞물려 취업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화순탄광 근로자의 조선업 재취업 등을 통해 일자리 지원에 나섰다.
장성탄광선 “폐광부지 활용 방안 내놓아야”
화순·태백=최경호·박진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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