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용병 반란의 승자는 루카셴코?

고승욱 2023. 6. 30.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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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994년부터 집권하고 있다.

루카셴코의 야심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고, 자신이 수장이 돼 러시아를 통치하는 것이었다.

대신 푸틴의 친구로 남아 벨라루스의 6선 대통령이 됐다.

2020년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루카셴코가 최근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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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논설위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994년부터 집권하고 있다. 별명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다. 190㎝에 달하는 키에 체구가 장대한 전형적인 슬라브 전사의 모습이어서 별명이 더 그럴듯하다.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산하 국경경비대에서 중령으로 예편했고,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개혁·개방을 추진할 때 벨라루스 의회에 진출했다. 그러고는 정치 입문 3년 만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루카셴코의 정치 역정은 러시아와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 벨라루스 독립 후 부패방지위원장으로 비리를 일소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는데, 정작 대선 승리의 원동력은 소련 해체에 반대한 그의 신념이었다. 역설적이지만 벨라루스가 ‘하얀(벨라) 러시아(루스)’라는 뜻이고, 소련 정부의 전략적 선택과 지원으로 산업이 발전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만하다.

루카셴코의 야심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하나의 국가로 통합하고, 자신이 수장이 돼 러시아를 통치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00년 대선에서 승리한 뒤 21세기 차르로 권력을 굳히자 꿈을 접었다. 대신 푸틴의 친구로 남아 벨라루스의 6선 대통령이 됐다. 장기 집권 비결은 강압 통치다. 서방의 경제제재와 국내 민주화운동을 비밀경찰을 앞세워 탄압하며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당연히 러시아의 도움은 절대적이다.

2020년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루카셴코가 최근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바그너그룹을 멈춰세운 자신을 국제적 중재자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한다. 세계 최고의 용병 집단을 방패로 삼고, 러시아가 재배치한 전술핵을 흔들며 큰소리를 친다. 크렘린·바그너 충돌로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몰락했고 푸틴은 위기에 빠졌는데 루카셴코는 승자가 됐다는 평이 나올 정도다. 그러니 루카셴코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마지막 변수가 되는 건 아닌지 은근히 불안해진다.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그의 말이 마냥 허풍만은 아닌 듯해서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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