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저앉은 정유·화학업계…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도약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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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정유·화학 업계가 '친환경 플라스틱'에서 미래 성장엔진을 찾고 있다.
그동안 쌓은 정제기술을 폐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유 업계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고,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몸살을 앓는다.
정유·화학 기업들의 사업구조 대전환에서 공통분모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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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분해유 기술로 재활용 사업 추진
세계 시장 규모 2027년 83조 추산
정부, 생산 확대 적극 지원 방침
위기에 빠진 정유·화학 업계가 ‘친환경 플라스틱’에서 미래 성장엔진을 찾고 있다. 그동안 쌓은 정제기술을 폐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유·화학 업계의 고난은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하는 중이다. 일부에선 공장을 멈춰 세우고 있다. 정유 업계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고,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몸살을 앓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제2공장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석유화학 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나프타 간의 가격 차이)가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NCC는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를 생산하는 설비다.
정유 업계도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올해 정제마진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4~5달러 부근을 오르락내리락한다. 한국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7.3%나 감소했다.
정유·화학 업계의 수익은 경기 변동에 따라 요동쳐왔다. 여기에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이 일으킨 공급 과잉,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둔화한 산업 성장률 등의 구조적 문제가 더해졌다. 사업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이에 2020년을 기점으로 사업구조 대전환을 앞다퉈 선언하고 있다.
정유·화학 기업들의 사업구조 대전환에서 공통분모는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업계 관계자는 “열분해유(폐플라스틱을 고열로 가열해서 만든 기름)에서 플라스틱 원료를 뽑아내는 과정은 원유에서 나프타를, 나프타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것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플라스틱 재활용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PwC는 지난해 약 60조원 규모였던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이 오는 2027년 약 83조원으로 커진다고 추산했다.
각국 정부에서도 플라스틱 재활용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부터 연간 1만t 이상의 페트(PET)를 생산하는 업체에 재생 원료 3% 이상 사용을 의무화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유통 및 판매를 금지했고, 2025년부터 포장재 플라스틱 생산 때 재생 원료를 50% 이상 사용하도록 강제한다.
물꼬를 트면서 흐름이 만들어지자 석유화학 기업들은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달려가고 있다. LG화학은 31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시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시설을 짓기로 했다. 지난해 9월엔 토양에서 쉽게 분해되는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을 세우기 위해 미국 곡물 기업 ADM과 손을 잡았다. 롯데케미칼은 울산 2공장에 100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11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 공장을 구축한다. 2030년까지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을 34만t으로 늘릴 예정이다.
정유 업계도 시장 선점에 나서는 중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플라스틱 제조업체 신성산업과 공동 개발한 재생 플라스틱 용기를 자사 윤활유 제품에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총 1조7000억원을 쏟아부어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짓는다. 연간 처리량은 32만t에 이른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산업계의 열분해유 생산 확대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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