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최후의 일인까지, 최후의 일각까지

●로마서 12장 14~21절

오늘 본문은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5장에서 7장까지 말씀하신 산상수훈의 말씀을 강조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사도 바울은 복음이 전해지고 사람이 변화되면 세상이 바뀐다고 확신했습니다. 우리 안에 바울이 말하는 이 변화가 나타나야 합니다.

일본이 우리를 지배하기 시작했을 때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국외로 나가버린 상황이었습니다. 남아 있던 사람 대부분은 자유 정의 의를 실천하는 것들에 대해 들어본 적도, 관심도 없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10년 후 기독교인이 복음을 실천했을 때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1919년 3·1운동입니다.

당시 전 국민의 10%인 200만명이 참여했던 만세운동은 4월 중순까지 전국적으로 일어났지만 오랜 시간 준비되고 기획된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운동이 준비가 제대로 된 것은 불과 일주일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세운동이 전국적 운동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인이 적극 참여했을 뿐 아니라 설득하고 필요성을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해 3~4월까지 일어난 1214회의 운동 중에서 시위가 전개된 곳이 311개 지역이었는데 그 중 기독교가 78개 지역, 천도교가 66개 지역, 기독교와 천도교가 합동해 42개 지역에서 운동을 주도했습니다(당시 기독교인은 인구의 1.5%로 30만명 내외였습니다).

1920년 1월 조선총독부 보고에 의하면 형무소 수감 인원의 16.2%, 기소 인원의 21.4%, 불기소 인원의 11.7%가 기독교인이었습니다. 전소된 교회당 59개처, 반파된 교회당 24개처, 1919년 6월 30일 투옥된 성직자 수는 151명에 달합니다. 이 운동이 폭동이고 시위였다면 그냥 강제로 막으면 되는데 국민이 몰려나와 비폭력적으로 독립만세만 부르는 모습에 일본인들은 충격을 받습니다. 결국 독립운동하는 사람들을 막는 일본 군인이 오히려 불의하게 됐습니다.

독립선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공약 삼장입니다. 이는 운동 참가자들에 대한 자유의지와 함께 참가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 거부하는 마음을 갖지 말고 일본 사람에 대해 감정적 공격을 자제하며 마지막까지 싸우고 투쟁하라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의견을 말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비폭력 무저항주의가 담겨 있습니다.

기독교는 기본적으로 남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헌신하여 사랑을 표현하고, 나의 정당함을 남을 공격해 얻는 것이 아니라 나를 희생해 드러내는 정신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 정신은 당시 기독교인들을 참여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의를 실천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 운동이 의를 드러내는 운동이라면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믿은 것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모델은 스데반처럼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계승되었고 한국교회도 그 모델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우리가 배운 의로움, 사랑과 나눔과 헌신, 자유와 정의, 질서의 정신은 외침이 아니라 의롭게 자신을 헌신하면서 행할 때 비로소 아름답게 빛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복음을 실천하기 위해 해야 할 각오와 결단은 바로 3·1운동에서 믿음의 선조들이 보여준 그 모습대로 복음의 힘을 보여주고 복음으로 다시 뜨거워져야 합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이 복음을 실천하고 의를 드러내는 일입니다.

김정회 목사(의정부 채움교회)

◇김정회 목사는 서울장신대와 숭실사이버대에서 한국교회사를 강의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의정부 채움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온전한 성도를 세우고 회복시키는 교회가 목표입니다. 교회 안에서 강한 성도가 아니라 세상에서 강한 그리스도인을 세워가는 것이 비전입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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