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팀 켈러가 주목한 회의주의에 빠진 젊은 세대… 한국도 비슷한 상황”

유영대 2023. 6. 3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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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이후 기독교 변증의 과제와 방향’ 주제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대담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신국원(오른쪽) 초빙교수와 김선일 교수가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 분당살롱에서 ‘팀 켈러 이후 기독교 변증의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미국 뉴욕 리디머교회 설립자이자 전 세계에 복음적 도시교회 운동을 일으킨 팀 켈러 목사가 얼마 전 별세했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제기한 복음 변증의 과제는 한국교회에 중요한 사명으로 다가온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웨신대·총장 정인찬)는 지난 26일 경기도 성남 분당살롱에서 ‘팀 켈러 이후 기독교 변증의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대담을 개최했다.


웨신대 정인찬(사진) 총장은 “팀 켈러는 크리스천에게 복음의 사명을 안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떠났다. 그의 사명과 복음에 대한 열정을 우리가 되살려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대담 취지를 설명했다. 웨신대 김선일 교수와 신국원 초빙교수가 대담을 나눴다.

< 참석자 >

신국원 초빙교수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총신대 명예교수)

김선일 교수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김선일 교수=오늘 주제는 ‘팀 켈러 이후 기독교 변증의 과제와 방향’이다.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주제이다.

△신국원 교수=먼저 팀 켈러가 어떤 인물인지 잠깐 살펴보겠다. 미국 고든콘웰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를 마쳤다. 1981년 뉴욕 리디머교회를 설립했고 2017년 은퇴했다. 은퇴 이후 복음과 도시 사역 지원단체인 시티투시티(City to City)에 전념하고 있었다. 2019년 췌장암을 앓고 있음을 알렸고 지난달 19일 돌아가셨다. 팀 켈러가 나온 대학이 버크넬(Bucknell)인데 광범위한 인문학적 소양을 축적하고 신학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팀 켈러의 영향을 받은 이들이 많다. 여전히 그를 향한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비판적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서구의 보수적 개혁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신 교수=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반 맨해튼의 중산층 이상 사람의 성향에 맞게 복음을 전한 것이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자기가 뉴욕 사람이 아니면 잊어버리면 되는 거고, 그의 책들이 범용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일리 있는 비판이긴 하지만 오히려 칭찬 같이 들린다.

△김 교수=팀 켈러의 사상 중에 중요한 것이 우상숭배다. 그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다원주의와 상대주의적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이들의 죄를 우상숭배로 설명했다.

△신 교수=팀 켈러는 크리스천으로서 고민해야 하는 죄의 의미 폭을 넓히기 위해 우상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하나님을 대신하는 문화적 가치나 세계관에 깔린 치명적인 악과 독이 우상이라는 거다. 결국 인간을 타락과 멸망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의도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

△김 교수=팀 켈러의 대표적인 기독교 변증서는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The Reason for God)와 ‘팀 켈러의 답이 되는 기독교’(Making Sense of God)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신 교수=‘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는 그의 최고 걸작이다.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은 회의주의 시대에 종교적 관심은 있으나 삶의 의미를 상실해 공허해 하는, 성공한 젊은 층이 대상이었다. 현재 대한민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많은 이들이 회의주의에 빠져있다. 더 중요한 독자는 기독교 배경에서 자랐고 한때 믿었으나 지금은 믿지 않는 사람이다. 나도 이런 책을 쓸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 한국에서도 비기독교인에게 읽힐 수 있는 책이 나오면 좋겠다.

△김 교수=한국교회 목회자를 위해 조언해 달라.

△신 교수=팀 켈러는 학자적 목회자였다. 광범위한 주제의 독서가 그의 설교와 변증을 뒷받침하고 있다.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적당히 목회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요즘 한국의 젊은 목회자 가운데 이처럼 깊고 넓은 독서를 기반으로 설교를 준비하고 목회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온유와 겸손으로 진실하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자가 필요한 시대다. 무례한 기독교나 소심한 기독교가 아닌, 적절한 기독교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기독교 복음에 대한 담대한 확신을 어떻게 전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팀 켈러에게 배울 점이다.

성남=글·사진 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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