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 예수님도 만나고, 영어도 정복하자
유치원의 알파벳 익히기부터 대학의 토익 공부까지 20년 동안 영어 교과서를 붙잡고 있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몇 마디 이상 대화를 나누기 쉽지 않다. 발음으로 영어 읽기를 하는 ‘파닉스’를 권하거나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숙달하라는 조언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철영어성경학교(JEBS) 정철(74) 이사장은 이런 조언들을 미신이라고 부른다.
자동차 안의 부품 2만 개를 다 알아야 운전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건 사기라고 단언한다. 운전은 그냥 핸들을 잡고 몸으로 익히면 되는 것처럼, 영어도 그저 궁금한 순서대로 말하면서 어렵지 않게 습득되는 언어라고 강조한다.
‘정철의 A.D. 영어학습법’(두란노)을 펴낸 정 이사장을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JEBS 사무실에서 만났다. 1979년 ‘정철 카세트’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는 ‘정철영어혁명’ 책의 저작권을 풀어 150만 독자에게 읽도록 하는 등 영어 학습법 연구에 몰두해 왔다. 2019년 국민일보 역경의 열매 연재를 통해 정철 카세트의 부도와 이후의 회심, 그리고 영어성경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생활을 풀어냈다.
출간 즉시 기독출판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번 책 제목 A.D.는 라틴어 ‘아노 도미니’(Anno Domini)의 줄임말로 ‘우리 주님의 해’란 뜻이다. 반대말은 기원전을 가리키는 BC(Before Christ)다. 주님을 만나고 바뀐 영어학습법이란 뜻인데, 정 이사장은 산상수훈을 들어 이렇게 책에서 설명한다.
“예수님의 산상설교인 마태복음 6장 5절을 NIV 성경으로 봅니다. When you pray(너희가 기도할 때에) do not be(되지 말라-어떻게?) like the hypocrites(위선자들처럼-왜?) for they love(왜냐하면 그들이 좋아하니까-뭘?) to pray(기도하기를-어떻게?) standing(서서-어디서?) in the synagogues(회당에서-그리고 또?) and on the street corners(그리고 길모퉁이에서-왜?) to be seen(보이려고-누구에게?) by others(다른 사람들에게). Truly I tell you(진실로 내가 너희들에게 말하노니) they have received their reward(그들은 그들의 상을 받았느니라) in full(꽉 차게).”
위선자나 회당 같은 어려운 단어 말고는 그저 궁금한 순서대로 술술 흘러가는 게 중요하다고 정 이사장은 말한다. 이렇게 두세 개 단어로 묶인 덩어리를 그는 ‘청크’(Chunk)라고 불렀다. 영어는 단어가 아닌 단어 묶음 덩어리인 청크로 이해해야 하며 주어+동사+@, 전치사+명사, to+동사원형+@, ~ing형, 과거분사형, 접속사형 등 6가지 청크로 대부분 표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원어민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 영어를 외국어로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이어서 말하기, 연음 듣기 등을 콕 집어 설명한 것이다. 영어를 잘 못 하는 이들을 향해 어떻게 하면 쉽게 알려줄 수 있을까 평생 마이크를 잡고 전전긍긍하며 기도하고 묵상한 결과다. 그것도 복음으로 말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교회에 출석할 때 교회학교에서 영어예배를 드리게 됐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아이들은 소수였고, 잘 못 하는 아이들은 원어민 영어예배를 드릴 수 없어서 얼떨결에 제가 맡게 됐습니다. 주변에서 초등학생 50명을 혼자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전전긍긍 끝에 첫 시간 ‘Who Made the World?’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정철영어성경학교의 기원입니다.”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정 이사장은 교회의 요청이 오면 산간벽지를 마다하지 않고 강연을 위해 찾아간다. 정 이사장은 “영어로 복음을 전하는 일, 그게 40년 광야 생활에서 발견한 제 인생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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