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2년 전 그날처럼…차관들에 “이권 카르텔 깨라”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신임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국민권익위원장에는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을 임명했다. 장관급 두 사람에 이어 김완섭(행시 36회) 기획재정부 2차관을 포함해 차관급 13명도 새로 임명했다. 윤석열 정부 첫 개각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어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 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선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정통 법조인”이라며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기관으로서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소개했다.
이번 차관 인사의 특징은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이른바 ‘윤심(尹心) 참모’들의 전면 기용이다. 함께 발표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제외한 11개 부처 12명의 차관 교체 인사 중 5명이 1기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이다. 정부 출범 1년 동안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일한 참모들이 각 부처에 투입돼 중요 정책의 키를 쥐게 됐다.
먼저 국토교통부 1·2차관에 각각 김오진 관리비서관,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이 임명됐다. 1·2차관을 동시에 용산 참모로 교체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선 “윤 대통령이 집권 2년 차를 맞아 부동산·교통 정책 등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환경부 차관엔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 해양수산부 차관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에는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이 발탁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원활하게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각 부처에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철학이 몸에 밴 참모들을 전면 배치해 국정과제 이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라고 전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에 이어 이번에 환경부, 해수부, 과기정통부의 차관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국정과제 이행이 미진한 부처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차관 발령을 받은 5명의 비서관과 오찬을 하면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처리해 나가면서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고 당부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부패한 이권 카르텔은 늘 겉은 그럴듯하게 포장돼 있다. 이를 외면하거나 손잡는 공직자들은 가차 없이 엄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수석은 “대통령의 당부는 권력을 사유화하는 이권 카르텔을 깨고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약속했던 2년 전 오늘 6·29 정치 참여 선언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오영주(외시 22회) 외교부 2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 등 새로 여성 차관 3명을 발탁하면서 윤 정부 여성 차관이 5명으로 늘었다. 오 차관은 첫 여성 외교부 차관이기도 하다. 대통령실 새 국정기획비서관으로는 강명구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이 내정됐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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