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들’ 재벌 3세 집, 바이든도 머문 호텔이었네

백종현 2023. 6. 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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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로케] 넷플릭스에 담긴 한국 촬영지


미국 드라마 ‘엑스오, 키티’ 속 서울 남산공원의 모습. [사진 넷플릭스]
해외에서 본 서울은 로맨스의 땅일까, 잔혹한 무정 도시일까. 서울을 배경으로 한 TV 시리즈가 최근 잇달아 선보였다. 넷플릭스 통해 공개된 미국 하이틴 드라마 ‘엑스오, 키티(XO, Kitty)’와 한국의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액션 드라마 ‘사냥개들’이 대표적인데, 무서운 기세로 글로벌 차트를 섭렵하고 있다. 언어부터 등급, 장르까지 전혀 다른 작품이다 보니 서울을 그리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당연히 공간을 보는 재미가 크다.

‘엑스오, 키티’ 가상학교, DDP서 촬영

‘엑스오, 키티’에서 키스신의 무대가 된 반포대교. [연합뉴스]

‘엑스오, 키티’ 속 서울은 핑크빛이다. 이 시리즈는 미국의 10대 소녀 ‘키티(애나 캐스카트)’가 사랑을 찾아 서울의 국제학교로 전학해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익숙한 미국식 하이틴 로맨스라 할 수 있으나 K팝, 한복과 부채춤, 한식 등 드라마 곳곳에 ‘한국 맛’이 배어 있어 보는 맛이 더하다. 한강과 노들섬, 롯데월드타워, 청계천, 신당동 서울중앙시장 등 서울의 대표 관광 명소도 여럿 등장한다. “서울 여행이 버킷리스트에 있다면 놓칠 수 없는 장소가 여럿 있다”(미국 매체 ‘엘리트데일리’) 같은 해외 반응이 적지 않은 이유다.

전 세계 연인이 자물쇠를 걸고 가는 남산공원, 한옥마을과 N서울타워를 한눈에 내다보는 북촌 포토존(북촌로 11길), ‘달빛무지개분수’가 여름밤을 수놓는 반포대교는 극 중 키스신의 무대여서 기억에 남는다.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보랏빛 물줄기에 맞춰 울려 퍼지는 반포대교는 전 세계 ‘아미(BTS 팬클럽)’가 성지 순례하듯이 다녀가는 장소기도 하다.

주 무대로 등장한 ‘KISS’는 가상의 학교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계원예술대학교, 국립세종도서관 등의 모습을 빌려 촬영했다. 교내 아웃도어 동아리가 운동 삼아 찾았던 학교 뒷산은 수원 팔달산(128m)이다. 주인공 키티와 친구들이 올랐던 서장대는 수원에서 전망으로 손꼽히는 장소. 화성행궁에서 넉넉히 30분이면 오를 수 있는데, 이곳에서 수원화성과 시내의 모습을 파노라마로 담을 수 있다.

‘사냥개들’ 일식집, 실제 37년 맛집

2대가 이어 오는 일식집 ‘김수사’. 백종현 기자

‘사냥개들’ 속 서울은 폭력이 난무하는 비정 도시다. 불법 사채 세계에 휘말린 두 청년의 목숨 건 혈투를 그리는데, 그렇다고 꿉꿉한 뒷골목과 밤거리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후반부 혈전이 펼쳐졌던 고급 일식집은 실제 서울에서 꽤 유명한 맛집이다. 강남 신사동에 있는 ‘김수사’라는 이름의 일식집으로 37년 내력을 자랑한다. ‘사냥개들’에서는 전직 폭력조직의 칼잡이가 회칼을 잡았지만, 실제로는 2대가 손맛을 이어온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프레지덴셜 스위트’. 상류 사회를 다루는 작품에 단골처럼 나오는 곳이다. ‘사냥개들’과 ‘엑스오, 키티’에 등장한다. [사진 그랜드 하얏트]

재벌 3세 홍민범의 집으로 나온 곳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의 최상위 객실 ‘프레지덴셜 스위트’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미국 대통령과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등이 머문 숙소로 유명하다. 하룻밤 가격은 대략 2000만원. 325㎡(약 98평) 규모로 침실 외에 개인 피트니스 룸과 서재, 석재로 된 욕조 등을 갖췄다. 무엇보다 사방으로 뚫린 창을 통해 내다보는 남산과 한강 풍경이 탁월하다. 이 전망 좋은 객실은 ‘엑스오, 키티’에서 ‘KISS’의 교장 임지나(김윤진)의 집으로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사냥개들’ 속 바닷가 풍경은 고흥 백일도에서 담았다. [사진 넷플릭스]

후반부 습격을 당한 두 주인공이 숨어들었던 외딴 섬은 서울 밖에 있다. 전남 고흥반도 북동쪽에 있는 백일도다. 김주환 감독은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평온함이 있는 장소여서, 상처를 딛고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기에 좋았다”고 말했다. ‘사냥개들’에도 나오지만, 여자만(고흥과 여수 사이의 바다) 위로 떠오르는 일출이 유독 아름다운 섬이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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