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죽음 문재인이 사주"... 이런 '극우 유튜버'가 차관급?
[김도균 기자]
▲ 지난 5월 23일 유튜브 채널 '김채환의 시사이다'에 올리온 '[속보] 일사불란 하게 움직였던 그들' 영상. |
ⓒ 김채환의 시사이다 갈무리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지명한 김채환 신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내정자의 과거 유튜브 활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인사 발표 때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로 소개된 김 내정자는 엘이씨에듀넷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고시영어·공무원영어 강의에서 유명했던 인사다. <법률저널> 대표도 역임한 바 있다.
다만, 그는 3년 전부터 본인 유튜브 채널 <김채환의 시사이다>를 통해 보수 유튜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 중국 대학생 댓글부대 한국 침투 등을 주장하는가 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집중 비난하는 주장들을 펼쳤다. 또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을 추켜세우는 방송들을 진행했다.
"노무현 목숨 끊도록 사주한 세력 있어"
김 내정자의 방송 대다수는 '아스팔트 우파' 특유의 음모론과 가짜뉴스, 비방 등으로 채워져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 4월 16일 '14년 만에 드러난 노무현 죽음의 진실' 영상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사주한 세력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좌파 언론들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그 세력의 일원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쓴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 등을 근거로 "문재인은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기 직전 7일 동안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다"면서 "가장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노무현을 끝내 밀어냈던 자가 바로 문재인"이라고 말했다.
2022년 10월 <충격에 휩싸인 문재인, 어떻게 이런 일이?> 영상에서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그(문재인)는 자나깨나 머리 속에 북한 김정은 생각밖에 없었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제가 잘못 본 것이냐"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충격, 문재인 부부의 블랙머니 터졌다> 영상에서는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과 관련해 "영부인의 블랙머니, 문재인의 블랙머니, 그들의 검은 돈을 밝히는 것은 앞으로 민주당에게 자주 듣게 될 정권탄압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2022년 5월 <군 마루타 생체실험사건> 영상에서는 "코로나가 극성이던 2021년 8월 4일 청와대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군인들의 마스크를 벗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군 통수권자가 군인을 생체 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셈"이라고 주장했다.
2022년 12월 <우리가 이름까지 다 알고 있던 그 남자들> 영상에서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의 ○○병원의 구급차 탑승 논란을 거론하면서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서울대 의대 출신 주사파 운동권으로 지칭하고 해당 병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각종 이권을 챙긴 것으로 의심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 신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으로 임명된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의 유튜브 채널 '김채환의 시사이다'. |
ⓒ 김채환의 시사이다 갈무리 |
반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태도는 전혀 달랐다. 작년 10월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 논란과 관련된 방송을 진행하면서 "그들은 이 나라를 거의 망가뜨리고 돈 잔치, 인도 여행 잔치, 세금 잔치를 벌이면서 나라를 말아먹었지만 김건희 여사의 박사논문이 이 나라를 망가뜨린 게 단 한 가지라도 있나"라며 김 여사의 논문표절 의혹을 두둔했다.
지난 3월 <NPT 탈퇴준비, 참모들도 말릴 수 없었다> 영상에선, 윤 대통령의 자체 핵보유 시사 발언을 추켜세우면서 "역사에 남게 될 또 한 명의 위대한 대통령을 갖게 될지 모른다"고 했고, <윤석열-기시다 만남에 중국, 북한도 경악>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지금 전쟁 중이다"며 "윤 대통령이 지지하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함으로써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세력을 만들어주시는 일 등 우리 자유우파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나마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게재한 <윤 대통령의 결심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녀 채용특혜 의혹을 거론하면서 "헌법 76조에 규정한 긴급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세력들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모르쇠' 대통령실 "임명된 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 지켜보자"
민주당은 이러한 김 내정자의 유튜브 활동이 확인되자 강하게 반발하면서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중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 가는지 지켜보자"면서 사실상 이를 거부한 상황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29일) '김 내정자의 가짜뉴스가 유튜브에 나오는데 (인선 전) 체크됐느냐', '가짜뉴스로 공무원 교육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내정자가) 가짜뉴스로 공무원을 교육한다는 건 일방적 주장"이라며 "임명된 분이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가는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또한 "(김 내정자는) 교육과 언론 분야에서도 일했고 소통에 능하다"며 "인재개발원이 공무원을 재교육하는 곳이라 교육과 소통 능력이 뛰어난 분을 찾았고 그에 합당하다고 판단해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인사 발표 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오늘 저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에 임명되어서 7월 3일 월요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며 "그동안 인사검증 등 절차를 거치느라 상당한 기간동안 구독자 여러분들을 찾아 뵙지 못했다. 이해 부탁드린다"고 글을 올렸다.
특히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윤 대통령께서 최근 말씀하신 올바른 역사관, 책임 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을 이론적으로 체계적으로 모든 공무원들에게 교육시켜야 할 기관"이라며 "이 중요한 국가천년지대계의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 부족한 제가 감히 저의 인생을 걸고 윤 대통령 정부의 성공과 미래 자유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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