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회원도 공무원 길 열리나…헌재 “과도한 제한”

이형민 2023. 6.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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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해 처벌받은 전과자의 공무원 임용을 영구적으로 금지한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했었다고 해서 범행 정도나 죄질과 관계없이 공직 임용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 결정이다.

해당 조항에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죄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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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 전과자
공무원 임용 영구 제한 현행법에 “헌법불합치”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해 처벌받은 전과자의 공무원 임용을 영구적으로 금지한 현행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했었다고 해서 범행 정도나 죄질과 관계없이 공직 임용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건 부당하다는 취지 결정이다. 이에 대해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소지해 처벌받은 전과자도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헌재는 29일 국가공무원법 33조 등에 대해 재판관 6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에는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죄로 형이 확정된 사람은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헌재는 이 조항들의 위헌성을 인정했지만, 사회적 혼선을 막기 위해 대체 입법 시한을 정해 존속시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헌재가 부여한 법 개정 시한은 내년 5월 31일이다.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심판 대상 조항은 그다음 날부터 효력을 잃는다.

A씨는 2019년 8~9월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다운받아 소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벌금 700만원 형이 확정됐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국가공무원법상 임용 금지 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해 9월 위헌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심판 대상 조항은 아동·청소년과 관련 없는 직무를 포함해 모든 일반직공무원에 영구적으로 임용될 수 없도록 하므로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포괄적”이라고 봤다. 범죄에 따른 비난 가능성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상당 기간 임용을 제한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영구적 금지는 공무담임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반면 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아동·청소년 음란물 소지죄는 그 자체로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재범 위험성이 높고, 시간이 지나도 공무 수행을 맡기기에 충분할 만큼 국민의 신뢰가 회복되기 어렵다”며 “이들이 공무를 수행할 경우 공직 전반에 대한 국민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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