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인상…장애인 전동휠체어 지원, 최대 82% 올린다

장애인 휠체어. 중앙포토

18년간 묶여있던 전동휠체어를 비롯한 장애인 보조기기 지원액이 대폭 올라간다. 사회적 약자에 재정을 집중하는 윤석열 정부의 ‘약자 복지’ 정책의 일환이다.

보건복지부는 2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중증 장애인 전동휠체어 지원의 기준금액을 최대 82% 올리기로 결정했다. 장애인 보조기기는 2005년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기 시작했고, 그동안 지원 기준금액이 한 번도 올라가지 않았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르면 전동 휠체어 지원 기준금액은 일반형이 209만원에서 236만원으로 13% 오른다. 정부는 앞으로 옵션형 전동휠체어를 새로 지원한다. 옵션형은 전동식 자세변경 장치가 장착된 휠체어이다. 장애인이 스스로 자세를 바꾸지 못해 욕창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비이다. 옵션형의 지원금액은 380만원이다. 종전 일반형 기준 대비 82% 오르는 셈이다.

전동스쿠터는 167만원에서 192만원으로 15% 오른다. 또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 전지 지원액도 16만원에서 19만원으로 19% 오른다.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전지를 살 때 장애인 본인이 10%를 부담해야 한다. 건강보험의 일반적인 본인부담금 비율(20~30%)보다 낮게 책정돼 있다. 의사가 환자 상태에 따라 전동 휠체어(일반형, 옵션형)나 스쿠터를 처방하면 장애인이 사면 된다. 기준금액보다 더 비싼 것을 사도 기준금액까지 지원한다. 더 싼 것을 사면 구입액 기준으로 지원한다. 정성훈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전동휠체어 평균 구입액을 고려해서 지원액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는 보조기 내구연한 내에서 1회 지급되며, 급여를 받으려면 건강보험공단에 보조기기 급여 사전 승인 신청과 처방전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지는 전동휠체어 또는 전동스쿠터를 지속해서 사용해야 하고, 구입일에서 1년 6개월 지난 후에 받을 수 있다. 사전 승인 및 처방전이 필요 없다.

지원금액 인상은 관련 법령을 개정한 뒤 올해 하반기 중 시행할 예정이다. 전동휠체어는 지난해 1969개, 전동스쿠터는 6270개 지원됐다. 이번 지원금액 인상에는 전통휠체어 19억원, 전동스쿠터는 16억원, 전지는 2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꼭 필요한 곳에는 두툼하고 촘촘하게 하는 지원하려는 현 정부의 약자복지 원칙을 이번에 적용했다. 그런 차원에서 18년 동안 묶인 가격을 대폭 올렸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날 내년도 동네의원급 진료 수가를 1.6%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일괄적으로 1.6%를 올리지 않고 검사 같은 항목은 낮게 올리고, 여기서 절약한 재정을 필수의료 확충에 쓰기로 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