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료 만들어내던 그곳…'118살' 화순탄광 30일 문 닫는다
118년 역사를 가진 전남 화순 탄광이 30일 문을 닫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남 화순군 동면 복암리 일대에 자리한 화순탄광이 오는 30일 폐광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산업부는 지난해 노사정 간담회를 통해 대한석탄공사가 소유한 전남 화순탄광, 태백 장성탄광, 삼척 도계탄광을 조기폐광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지난 2월 대한석탄공사 노사는 올해 6월 말 전남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내년 태백 장성탄광, 2025년 삼척 도계탄광을 폐광하기로 최종 합의한 바 있다.
화순탄광은 1905년 한국인 박현경이 광업권을 등록해 문을 열었다. 이후 1934년 이 광업권을 매입한 일본인이 탄광으로 개발하며 본격적으로 채굴을 시작했다.
지난 118년 동안 우리나라 남부권의 최대 석탄 생산지로서 과거 '국민 연료'였던 연탄의 수급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에너지원과 산업구조 변화의 흐름 속에 경쟁력을 잃어갔다. 연탄 수요 감소로 석탄 생산원가가 급증해 매년 대한석탄공사의 누적 부채 규모가 커졌다. 정부 재정도 악화됐다. 갱도가 계속 깊어지고 생산설비가 노후화하면서 근로자의 안전사고 가능성도 커졌다.
산업부는 조기 폐광을 통해 탄광의 안전사고가 근절되고 약 1조원의 국가 재정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한다.
화순탄광 손병진 노조지부장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인생 전부를 바친 화순광업소가 영원히 기억되기를 기원한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광부들의 노고에 보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석탄협회 성유경 회장은 "광부들의 애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더라도 석탄산업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해외자원개발 사업 및 타 광업 등에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산업부 강경성 2차관은 "화순탄광이 우리나라 경제개발연대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큰 역할을 마치고 명예롭고 아름답게 퇴장했다"며 "정부는 산업 발전의 원동력과 버팀목이 되어온 화순탄광 근로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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