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겨냥' 대외관계법 제정…"안보·이익 침해시 반격 권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셔터스톡

중국이 자국 주권과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외국의 조치에 맞대응할 국내법적 근거를 담은 대외관계법을 제정했다. 최근 중국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잇달아 제재를 내놓는 미국 등에 대한 반격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성격으로 풀이된다.

제14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28일 열린 제3차 회의에서 대외관계법을 통과시켰다.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대외관계법은 외국 제재에 대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33조에서 "중국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준칙을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 안보 및 발전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반격 및 제한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6조에서는 "국가기관과 무장역량(군, 무장경찰 등), 각 정당과 인민단체, 기업과 사업조직, 기타 사회조직 및 공민(국민)은 대외 교류협력에서 국가의 주권, 안전, 존엄성, 명예, 이익을 수호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규정했다.

8조에서는 "모든 조직 또는 개인이 이 법과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대외 관계에서 국익을 해치는 활동에 종사하는 경우 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추궁한다"고 명시했다.

중국은 그간 미국의 잇따른 제재에 맞서 '반외국제재법'을 근거로 '맞불 제재'를 시행해왔다. 이런 가운데 대외관계법을 제정한 것은 미국 등과의 갈등에서 취할 맞대응 조치의 법적 정당성을 강화하고,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더 다양화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헨리 가오 싱가포르경영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제재와 비자 발급 거부, 개인 자산 동결과 같은 법적으로 뒷받침된 보복 조치에 초점을 맞췄던 반외국제재법에 비해 대외관계법은 더 넓고 포괄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