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우리은행 직원 형제, 59억 횡령 추가 유죄…징역 5·6년 선고

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직원 A씨가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61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전 우리은행 직원 형제가 추가로 기소돼 재차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강두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전직 은행원 전모씨(44)에게 징역 6년, 그의 친동생(43)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이들에게 각 29억6175만여원을 추징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전씨에 대해 “59억원이 넘는 거액의 은행자금을 횡령하고 여러 문서위조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등 범행이 매우 불량하다”며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저해해 비난가능성이 크고 우리은행과 합의하거나 피해를 회복하지도 못해 엄중한 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동생에 대해서도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 횡령액을 송금하는 등 범행에 필수적 역할을 했다”며 “이해관계인들과 우리은행에 끼친 손해가 매우 커 엄중한 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2재판부는 “전체 횡령 범행의 방식과 태양이 내용을 달리하고 범행 사이 시간적 간격도 있으며 범의의 단일성·계속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2012년부터 2020년까지 각 횡령 범행을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공소사실 중 2012년 3월과 6월 경 횡령 부분은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면소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전씨 형제에 대해 9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전체 횡령 금액 중 59억원에 대해서만 유죄가 선고됐다.

전씨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2012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회삿돈 614억여원을 빼돌려 주가지수옵션 거래 등에 쓴 혐의로 올해 5월 기소됐다.

범행을 숨기기 위해 문서를 위조한 혐의와 동생 A씨와 공모해 횡령금 일부를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한편 1심에서 전씨는 징역 13년, 동생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의 항소심 판결은 다음달 13일 선고된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