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 그릇 1만6000원 시대…40% 저렴한 HMR 날았다
고물가에 외식비가 상승하면서 삼계탕 등 보양식도 가정 간편식(HMR)으로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식품·유통 업체들은 판매 물량을 확대하는 등 오는 11일 ‘초복’을 앞두고 보양식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간편 보양식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6월(1~26일) 갈비탕·불고기 등 간편 보양식 주문 건수는 전월 동기간 대비 25% 증가했다. 지난 17일 ‘최유라 쇼’에서 판매한 ‘설성목장한돈 불고기’는 20분 만에 약 4000세트의 주문 건수를 기록했다. 1분당 200세트가 판매된 셈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삼계탕 제품의 올해 1~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6월 들어서는 판매에 속도가 붙어 1~13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폭증했다. 삼계탕 간편식의 경우 6~8월에 연 매출의 60%가 집중되는 만큼, 여름 성수기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올반 삼계탕 2종 역시 올해 1~5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7% 상승했다. 오뚜기 옛날 삼계탕은 올해 1~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00% 상승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삼계탕 간편식 매출이 해마다 느는 데다, 올해는 높은 외식 가격으로 가공식품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해 생산량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확대했다”고 말했다.
보양 간편식의 인기 요인으로는 외식비에 비교해 합리적 가격과 가정에서 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전문점 못지않은 보양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1kg) 가격은 1만6423원이다. 지난해 대비 13% 오른 수준이다. 시중 삼계탕 간편식의 경우 800~900g 용량에 9000원 후반대에서 1만원 초반대로 형성되어 있다. 1인분으로 따졌을 때 외식비보다 약 40% 저렴하다.
식자재값도 오름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생닭의 소비자 가격 평균은 지난 28일 1㎏ 기준 6197원으로 전년 같은 날(5598원)보다 10.7% 올랐다. 여기에 수삼·마늘·찹쌀 등 부재료 값과 조리하는 노동력 등을 고려하면 가정에서 손쉽게 데워 먹는 간편 보양식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보양 간편식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닐슨IQ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삼계탕 간편식 판매액은 2021년 329억원에서 지난해 337억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 5월 기준 지난 1년간 판매된 삼계탕 간편식은 3394t에 이른다.
관련 시장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보양 간편식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정관장은 하림과 협업해 프리미엄 ‘홍삼 삼계탕’을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 6년근 홍삼과 대추 등 7가지 재료에 국내산 닭고기를 더해 끓여낸 프리미엄 가정간편식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최근 국내산 찹쌀·수수·현미 등 곡물 5종을 담은 ‘오곡 삼계탕’을 출시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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