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지났다” 마이크론 실적 예상 웃돌아…삼성·하이닉스도 기대감

박해리 2023. 6. 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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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3~5월(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 37억5000만달러(약4조908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마이크론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미국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다음 주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은 28일(현지시간) 3~5월(2023회계연도 3분기) 매출 37억5000만달러(약 4조91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해 57% 줄었지만, 월가 전망치인 36억5000만 달러(약 4조8000억원)를 소폭 웃돌았다. 주당 순손실은 1.43달러로 적자로 전환했지만 이 역시 전문가 예상치(-1.59달러)를 상회했다.

그동안 스마트폰과 개인용 컴퓨터(PC) 수요 둔화 속에 반도체 주문이 지속해서 감소했지만, 최근 전자회사들이 재고를 소진하면서 다시 구매에 나선 영향이다. 마이크론의 재고자산도 82억3800만달러(약 10조8400억원)로, 전 분기 말 대비해 1.3% 증가에 그쳤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3분기 매출과 총마진, 주당 순손익이 모두 예상치의 중간 점 이상을 달성했다”며 “메모리 반도체가 수익의 바닥을 지나갔다고 믿고 있으며 수급 균형이 점차 회복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이크론은 오는 6~8월(4분기) 매출의 경우에는 최대 41억 달러(약 5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의 평균 추정치인 38억7000만 달러(약 5조900억원)를 넘어선다.

다만 마이크로은 지난해부터 이어오던 감산은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밝혔다. 글로벌 빅3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올해 모두 감산에 돌입하며 시장 수요가 조정된 만큼, 안정화를 찾아가기 위해 지속적인 감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메흐로트라 CEO는 “최근 D램과 낸드 모두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더 줄여 (감산 규모가) 30%에 근접했다”며 “2024회계연도에도 웨이퍼 투입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시설투자(CAPEX) 금액은 70억 달러 수준으로 전년 대비 40% 줄고 전공정의 경우 5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감산 폭을 기존 25→30%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것은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수요 회복을 자극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신재민 기자


메모리 반도체 세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지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는 29일 기준 2088억원으로 지난주 1777억원에서 17%가량 조정됐다.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이었던 직전 1분기(6402억원) 영업이익보다 쪼그라든 규모지만, 시장 분위기를 반영되면서 전망치가 다소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 초반 7만34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다시 쓰고 7만2400원(-0.41%)에 마감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4조7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적자 컨센서스도 한 달 전 3조2447억원에서 이날 기준 2조9997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세에 올라타며 수요를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AI 제품을 선도하며 판매가격이 좋은 SK하이닉스는 시장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내는 것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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