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킴'도 '팀 은지'도 절실하다... 국가대표 두고 마지막 결전
[박장식 기자]
▲ 남녀부 결승만이 남은 2023 한국컬링선수권대회. |
ⓒ 박장식 |
4년 사이 세 번째. 한국 여자 컬링을 대표하는 두 간판인 경기도청 '팀 은지'와 강릉시청 '팀 킴'이 국가대표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마지막 결전에서 맞붙은 횟수다.
21일부터 강릉컬링센터에서 개막한 한국컬링선수권대회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라운드로빈과 슈퍼라운드 승부 끝에 경기도청이 라운드로빈 8승 0패, 슈퍼라운드 3승 0패라는 성적으로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결승에 진출했고, 강릉시청 '팀 킴'은 우여곡절 끝에 극적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5전 3선승제이지만, 예선 라운드로빈에서의 승패를 그대로 갖고 가는 특이한 방식이다. 이에 따라 29일 오후 6시부터 열리는 결승전에서는 경기도청이 2개의 승리를 먼저 갖고 간다. 두 팀에게 모두 절실한 결승전, 하지만 '벼랑 끝'과 '1승만 더'라는 무게감이 다른 경기인 셈이다.
'무패행진' 경기도청 "지금까지 어떤 것 쌓았는지 보여드리겠다"
경기도청(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세컨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핍스 설예지)은 유독 한국컬링선수권이 아쉬웠다. 지난 2019년부터 이번 대회까지 5번 연속으로 결승에 올랐지만, 2019년 대회를 제외하고는 라이벌 강릉시청 '팀 킴'에 두 번 패배하며 태극마크를 문턱에서 놓쳤고, 지난해에는 춘천시청 '팀 하'에 패퇴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도청의 안정감이 극에 달했다. 예선 라운드로빈 첫 경기에서부터 승리를 쌓아 나가더니, 라이벌 강릉시청과의 경기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 끝에 마지막 엔드 두 점을 만드는 역전승을 거두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도청은 지난 시즌 국가대표였던 춘천시청에는 5대 3으로 승리해 예선 전승을 만들었다.
▲ 28일 열린 한국컬링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에서 경기도청 김민지 선수와 설예은 선수가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 박장식 |
1년 새 변화도 눈에 띈다. 경기도청은 지난 시즌 계속되는 국제 무대 경험을 통해 힘을 키웠다. 특히 지난해 입단한 김민지 선수가 서드 포지션에 완벽히 적응하면서 김은지 스킵이 점수를 만드는 기반을 만들고, 김민지 선수가 이를 완벽히 점수로 연결하는 팀 플레이가 올 시즌 선전의 비결이다.
김수지 선수의 말도 그렇다. 김수지 선수는 "민지가 팀에 너무 잘 스며들었다. 서드의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보니 앞에서 던지는 나와 예은이도, 은지 언니도 자기 것에만 신경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김민지 선수도 "작년부터 지금까지 1년을 넘게 맞췄는데, 그동안 팀워크가 단단해지면서 우리가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팀이 모두 적응해가고 있으니까, 그 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좋은 경기력만 보인다면 우승해 국가대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합류 이후 1년 동안 달라진 점을 말했다.
사실 어려운 경기도 많았다. 1차 라운드로빈에서 강릉시청과의 경기는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이 이어졌다. 김수지 선수는 "아이스 적응을 하는 도중에 강팀과의 맞대결이라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샷들을 우리가 성공한 것이 이기는 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수지 선수는 "사실 우리도 조급하지만, 큰 경기들을 많이 나간 경험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면서, "우리가 그랜드슬램에서 어떤 것을 쌓아왔는지 결승전에서 보여드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결승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 28일 한국컬링선수권 슈퍼라운드에서 강릉시청과 경기도청이 맞붙었다. 강릉시청 선수들이 스톤을 쳐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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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경기장인 강릉컬링센터에서 경기를 치른 강릉시청(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초희, 리드 김선영, 핍스 김영미). 강릉시청은 강릉에서 열린 지난 두 번의 한국선수권에서 연속 제패를 기록했던 바가 있던 팀. 그렇기에 강릉에서 다시 열리는 이번 한국선수권은 '팀 킴' 선수들에게 또 다른 도전의 무대였다.
하지만 강릉시청은 이번 대회 1차 라운드로빈에서 6승 2패를 기록했다. 한 번의 패배는 경기도청에게서, 그리고 한 번의 패배는 춘천시청에게서 당했다. 두 경기 모두 9엔드까지 앞서나갔지만 막판 실점으로 패배한 것이 아쉬웠다. 특히 춘천시청에게는 마지막 엔드에 석 점의 빅 엔드를 내줬다.
하지만 2차 라운드로빈에서 2승 1패로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물론 경기도청과의 경기에서 경기도청에 대량득점을 내주며 8대 3이라는 큰 점수차로 패배한 것은 아쉬웠지만, 강릉시청은 춘천시청 그리고 경북컬링협회와의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결승으로의 문턱을 넘어섰다.
강릉시청은 이번 대회 결승전에 올랐지만, 결코 결승 무대가 쉽지 않다. 특히 경기도청과 치른 예선, 그리고 슈퍼라운드 성적이 그대로 결승에도 반영된다. 강릉시청은 2개의 패배를 이미 경기도청에 내준 상황. 결승에서 한 경기만이라도 진다면 2년 만의 태극마크 탈환은 어려운 일이 된다.
'팀 킴'의 리드 김선영 선수의 생각도 그렇다. 김선영 선수는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뒤로 물러날 곳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결승이라는 생각을 갖고 치르기보다는 한 게임 한 게임 치러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결심했다.
이렇듯 수치상으로는 경기도청에 유리하지만, 강릉시청 역시 막판 뒷심을 발휘했던 적이 많은 만큼 스톤이 어느 방향으로 굴러갈 지 알 수 없다. 이번 대회 결승전의 끝은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경기도청, 그리고 강릉시청의 결승전은 29일 오후 6시 경기를 시작으로 30일 오전 11시, 그리고 오후 6시까지 이어진다. 경기는 유튜브 '컬링한스푼'을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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