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미래]강병근 "한강의 미래, 물과의 유대감 회복에 달렸다"
"한강의 미래는 물, 수변(水邊)과의 유대감 회복에 달려있다. 물길을 복원하고 숲길과 이어 도시 전체의 축으로 삼으면, 서울은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적 수변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강병근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29일 '한강의 미래'를 주제로 아시아경제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서울의 미래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강 총괄건축가는 이날 '한강의 미래 가치'를 주제로 강의했다.
"광활한 하천·산림 자랑함에도 유럽 대비 물과의 유대감 낮아"강 총괄건축가는 "한강은 수없이 높고 낮은 산을 거느린 축복받은 자원이지만,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은 유럽이나 아시아의 주요 도시와 비교해 광활한 하천 면적을 자랑한다. 서울의 하천면적은 72.4㎢로 전체 도시면적 605㎢의 12%에 이른다. 이는 독일 베를린(5.9%), 영국 런던 (2.2%), 프랑스 파리(1.6%), 일본 도쿄(5.6%), 중국 베이징(1.1%) 대비 매우 높은 수치다. 하천의 발원지가 되는 산림 면적 역시 154.9㎢로 도시의 25.6%에 달한다. 강 총괄건축가는 "수량이나 길이 측면에서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물과 유대감이 강하고 친수 환경 조성에 적극적인 유럽에 비해 서울은 오히려 물과 거리가 멀다. 강 총괄건축가에 따르면 해외에서 강은 수변경관·여가·휴식·쉼터 등 일상생활 공간은 물론 자연생태·물류이동 수송로 및 항만시설·도시교통 이동수단이 되고 문화 예술기지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경제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서울의 상황은 다르다. 그는 "문화·예술시설로는 잠원 한강공원의 세빛섬, 뚝섬 한강공원의 자벌레, 여의도 한강공원의 물빛무대가 유일한 실정"이라며 "물과 관련 없는 체육 시설 외에는 특별히 이용하는 게 없다"고 했다.
강 총괄건축가는 서울시민이 물과 멀어진 이유로 탄천 자원회수시설, 중랑 물 재생센터 등 한강 주변에 집중된 각종 혐오시설과 간선 도로로 인한 접근성 악화, 택지 조달을 위한 하천의 직선화, 관계부처의 실타래처럼 엉킨 관리 규정 등을 꼽았다.
오히려 흔한 물이 유대감 형성에 독이 됐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물이 너무 많아 물을 너무 소홀히 취급하고 어디서나 물을 가까이 볼 수 있어 오히려 물을 멀리 밀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00년 후 서울 위해 도시 공간 구조를 한강 중심으로 바꿔야"
강 총괄건축가는 한강을 중심으로 우리 서울이 100년 후 어떤 도시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시공간 구조 자체를 물을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오세훈 서울시장, 강 총괄건축가를 비롯한 서울시가 100년 마스터플랜에 담으려고 하는 핵심 내용이다.
강 총괄건축가는 이를 위한 첫 번째 방안으로 한강둔치와 양안도로를 도시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홍수위 조절 상부 지역을 입체적 도시공간으로 약 9㎢ 공간 정도만 적극 활용한다면 미래 서울은 세계적 감성 디자인 수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방안이 도시를 한강으로 확장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방안은 한강에 면해있는 도시공간으로 수변을 넓히는 것이다. 강 총괄건축가는 "한강둔치를 포함한 수변면적 18만㎢를 공공도시공간으로 전환하면 서울을 수변도시 수도로 만들 수 있다"면서 "한강을 자원으로 활용해 물류를 이동시키고 리버크루저를 띄우는 등 누구나 올 이유를 만들어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목동 유휴지, 난지도 등 수변 국·공유지 활용을 제안했다. 이어 "도나우강, 라인강에서 되는데 한강이라고 안 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강 총괄건축가는 서울을 수상도시로 바꾸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밤섬과 같은 자연 생태 섬에서 노들 섬 같은 문화·예술 섬까지 다양한 수변도시가 세워진다면 미래 서울은 이전에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아름다운 감성 중심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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