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전기차 수업료…美포드 1000명 해고, 스타트업도 파산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면서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북미 지역에서 일하는 정규직과 계약직 등 최소 10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판매 보조금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포드는 지난 26일 회의를 열어 일부 정규직 근로자에게 “조만간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번 감원 대상은 주로 엔지니어지만,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부문의 사무직 근로자들도 포함된다.
미국서 지난해 3000명 이어 올해 1000명 감원
전기차 회사로 변신을 선언한 포드는 전기차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여러 차례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미국에서 3000명을 감원했고, 올해 초 유럽에서도 비슷한 규모로 인력을 줄였다. 포드뿐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등 경쟁사들도 비용 절감을 위해 자발적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전기차 스타트업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전기트럭 전문 제조업체인 롤즈타운모터스가 파산을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GM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을 인수해 전기트럭을 생산해왔지만 주가가 1달러 미만으로 떨어져 투자를 약속 받은 대만의 폭스콘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지 못했다. 롤즈타운은 폭스콘과 소송을 벌일 예정이다. 또 다른 전기트럭 제조업체 니콜라도 최근 전체 직원의 23%인 27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급 전기세단 생산업체인 루시드도 전체 직원 7200명 중 1300명을 올해 상반기에 감원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올해 생산 대수(1만∼1만4000대)는 증권가 전망치(2만2000대)에 절반 수준에 그쳤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의 전기차 가격 인하로 촉발된 전쟁에서 루시드가 타격을 입으면서 우울한 성적표를 냈다”고 진단했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이브이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184만 대로 지난해 4분기(233만 대) 대비 80%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에선 전기차 정부 보조금 삭감 전망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가진 중국에서는 업체별 희비가 엇갈리고, 세제 혜택 감면이 거론되면서 업체들이 하나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웨이마(WM)는 2021년 4분기 1만1800대였던 판매량이 올해 1분기 712대로 급감하자 임금 삭감과 정리 해고를 단행했다. 2019년 500곳에 달했던 중국 전기차 업체 수는 최근 100곳 정도로 줄어든 상태로, 증시분석기관인 86증권연구유한공사의 왕한양 연구원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중국의 신에너지 차량 스타트업의 80%가량이 시장에서 퇴출당했거나 퇴출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해 전기차 산업을 부양했고 2027년까지 전기차 신차 구매 시 세제 혜택을 연장하기로 한 상태다. 하지만 더는 경영난에 빠진 업체를 보조금으로 연명시키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JSC오토모티브의 요헨 시버트는 “전기차 시장에서 초반에는 자율주행이나 대형 내장 스크린 등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안전·성능 등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는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5년이 결정적인 시기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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