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한일 통화스왑 재개…경제협력관계 복원 성과

일본 재무성서 제8차 재무장관회의
미국 달러화 100억 달러 규모 체결
양국 간 세제 실무협의체 운영키로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 내년 개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일본 재무성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국과 일본이 통화스왑을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한일 통화스왑은 2015년 양국 간 외교관계 악화로 종료한 이후 8년 만에 다시 체결하는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일본 재무성에서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과 제8차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재개했다. 올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빠르게 회복해 온 한일 관계가 금융 협력 분야까지 퍼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과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 장관은 세계 및 역내 경제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양자 및 다자간 협력강화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먼저 금융 부문에서 양국은 2015년 이후 중단한 한일 통화스왑을 복원하기로 했다. 2015년 2월 종료 당시와 같은 미국 달러화 100억 달러 규모로 체결할 예정이다.

한일 통화스왑 체결은 유사시 상호 안전장치를 제공함과 동시에 아세안+3 등 역내 경제 및 금융안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양국 장관은 국제무대 협력 및 공조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양국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상호 연대해 나가기로 했다.

주요 20개국(G20), 주요 7개국(G7) 등에서 논의하는 저소득국 채무조정, 공급망 강화 파트너십(RISE) 등 글로벌 아젠다도 고민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실효성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재원구조 개편, 신규 금융 프로그램 도입과 같은 제도개선 논의에 양국이 적극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조세 관련 사안에 대해 원활하게 협의할 수 있도록 한일 세제당국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운영하기로 했다. 안정적 교역환경 조성 등을 위해 2016년 이후 중단한 관세청장회의도 올해 하반기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를 계기로 한국 수출입은행과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은 제3국 공동진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는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제3국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 지원, 경제안보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급망 구축 지원, 글로벌 탄소중립 이행 지원 등과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 기업 해외진출 촉진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는 내년에 개최하기로 약속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과 일본 모두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고 상호 관계도 밀접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망 분절, 팬데믹 위협, 개도국 채무 및 금융변동성 확대와 같은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로 상호 공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