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플] 오픈AI, '구글 AI 앞마당' 런던에 첫 해외 지사…왜 다들 영국인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영국 런던에 첫 해외사무소를 설립한다. 런던은 구글 인공지능(AI)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있는 곳. 오픈AI가 구글의 앞마당에 해외 확장의 포석을 둔 셈이다.
무슨 일이야
오픈AI는 28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를 통해 영국 런던에 해외사무소를 연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해외사무소 설치는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오픈AI 측은 “지역 사회 및 정책 입안자들과 협력하면서 첨단 연구·개발 역량을 발전시키겠다”라고 설명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확장은 세계적 수준의 인재를 유치하고 AGI(일반인공지능·인간 이상의 지능을 가진 AI) 개발 및 정책의 혁신을 주도할 기회”라며 “런던 사무소는 안전한 AI를 구축·배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게 왜 중요해
오픈AI와 딥마인드, 즉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런던에서 AI 개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오픈AI는 MS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고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고, 딥마인드는 구글의 AI 개발을 이끈다. 2010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에 인수됐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한 바둑 AI ‘알파고’를 만들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오픈AI와 MS가 연합해 챗GPT를 내놓자, 한발 늦은 구글은 내부 AI 조직인 구글 브레인과 자회사 딥마인드를 통합해 AI 개발 동력을 결집했다. 딥마인드는 멀티모달(텍스트·음성·이미지 등을 통합 수행) AI 챗봇 ‘제미니’를 개발하고 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지난 26일 정보기술(IT) 매체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알파고에 사용했던 기술을 활용해, 챗GPT보다 뛰어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AI 기업은 왜 영국에 모여드나
영국은 기업 친화적인 AI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포괄적인 AI 규제법을 추진하며 기업 규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대비된다. AI 정책에서도 브렉시트(EU에서 탈퇴)하는 셈.
지난 3월 영국 정부는 ‘혁신 친화적(pro-innovation) 접근’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AI 백서를 발간했고, 지난달에는 리시 수낵 총리가 오픈AI, 딥마인드, 앤스로픽 등 주요 AI 기업 CEO들을 만났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영국 정부는 새로운 AI 규제법을 만들 계획이 없다는 신호를 (오픈AI에) 보내고 있다”며 “(오픈AI 측이) AI 규제와 관련해 영국과 EU 사이에 더 큰 쐐기를 박으려 할 것”고 지난달 보도했다.
이날 클로이 스미스 영국 과학혁신부 장관은 트위터에 “(오픈AI의 런던 사무소 설립은) AI 규제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에 대한 신뢰의 표명이며, 기술과 AI의 종착지로서 영국의 위상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국 정부가 AI 기업 친화적 태도를 보이자, 런던은 AI 기업들의 집합소가 됐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300개 이상의 AI 회사가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오픈소스 이미지 생성 AI 모델 ‘스테이블 디퓨전’을 만든 스태빌리티AI도 영국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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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올까
올트먼 CEO는 지난 9일 방한 당시 “전 세계 사무소 개설을 생각하고 있고, 한국도 알아보고 싶다”라며 오픈AI 한국 사무소 개소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앞서 지난 4월 일본 방문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오픈AI 일본 지사 설립”을 못 박아 약속했었다. 오픈 AI 한국 사무소가 설립되더라도, 일본보다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남영 기자 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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