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구인·채용 인원 모두 '역대 최대'인데…제조업은 '역행'
최근 고용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올 상반기 구인·채용 인원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산업의 중심축인 제조업은 여전히 약세를 보였다.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구인인원과 채용인원은 각각 137만5000명, 121만1000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5.1%(6만6000명), 6.9%(7만9000명) 증가했다. 지난해 증가율(22.3%·17.2%)보단 둔화했지만, 2021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종별로 들어가 보면 제조업 분야는 여전히 약세를 보였다. 상반기 구인·채용 인원 증가세를 이끈 업종은 숙박·음식점업,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 운수·창고업 등이다. 하지만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구인인원과 채용인원은 각각 전년 대비 1만5000명, 2000명 감소했다. 이외에 건설업과 정보통신업에서도 마이너스가 나타났다.
이같은 추이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서도 드러났다. 지난달 전체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인 63.5%를 기록했고, 취업자 수도 35만1000명 증가한 2883만50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만9000명이 급감하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1월(-3만5000명)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업 관련 고용지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전반적인 고용 호조에도 ‘양질의 일자리’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며 “반도체에서 비롯된 수출 부진 영향이 여전히 고용 분야에 미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조업 분야 회복을 위해선 일반적인 경기 부양책만으론 어렵고,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 경영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기업의 올 2·3분기(4~9월) 채용 계획 인원은 전년 대비 13.8%(9만명) 감소한 56만4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고용 악화라기보단 사업체가 적극적으로 인력을 구하려 했는데도 채용하지 못한 인원을 의미하는 ‘미충원 인원’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이른바 ‘인력 수급 미스매치’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기업들의 인력 충원이 이뤄지다 보니 채용 계획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실제 올 1분기 기준으로 미충원 인원은 전년 대비 7%(1만2000명) 감소한 16만5000명을 기록했다. 구인 인원 가운데 미충원 인원이 차지하는 비율인 미충원율은 지난해보다 1.5%포인트 내려간 12%를 기록했다.
채용 여부나 계획과는 별도로 정상적인 경영이나 생산시설의 가동, 고객 주문 대응을 위해 사업체가 추가로 필요한 인원을 의미하는 ‘부족 인원’은 지난해보다 12.6%(8만1000명) 감소한 56만3000명을 기록했다. 채용하려는 인원이 줄면서 인력 부족률도 0.5%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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