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만 영향권 메트로폴리탄" 대구시 50년 전망, 근거 '황당' [해시태그 #지역 시즌2]

백경록 2023. 6. 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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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장 구상 발맞춰 연구 내놓은 대구정책연구원... 실현가능성 있는 모델인가

[백경록(대구스픽스 기자)]

필자는 앞선 글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5년 경남발전연구원이 발표한 '50년 후 미리가본 2070년' 보고서가 50년은커녕 1년도 예측하지 못했던 점을 짚었다.

당시 경남발전연구원은 2070년이 되면 "진해글로벌테마파크를 중심으로 창원·거제·통영에 해양관광벨트가 형성되고, 30만 톤 규모의 도시형 크루즈가 정박하면서" 경남이 "세계 관광객이 몰려드는 해상관광지"가 된다고 했다. 

하지만 진해글로벌테마파크는 보고서가 나온 지 1년 3개월 뒤인 2016년 5월 '진해 글로벌테마파크 조성사업 미추진'이라는 경남도 보도자료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기에 경남에서 대구로 옮겨온 홍준표 시장이 '대구 미래 50년'이란 슬로건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경남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구체적 로드맵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관련기사 : 경남은 실패, 대구는? 낙관하기엔 아직 이른 홍준표의 '50년' https://omn.kr/23dh0)

이런 가운데 최근 대구정책연구원은 대구 미래 50년과 관련해 '정책브리프'를 발표했다. 그 내용을 한번 살펴보자.

인구 계속 줄어드는데... 250만 대도시 된다?
 
 대구정책연구원 홈페이지 이미지 화면 갈무리
ⓒ 대구정책연구원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해 10월 대구경북연구원을 분리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대구시는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 2월 1일 대구정책연구원을 개원했다. 초대 원장은 박양호 원장으로 국토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13일 대구정책연구원 박양호 원장은 '정책브리프' 창간사를 통해 연구원이 '글로벌 신 중심지, 대구 미래 50년 구현을 위한 실용적 정책크리에이터'를 비전으로 대구 번영을 위한 정책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시급한 정책 이슈와 대구 미래 50년에 대한 실용적 연구를 강화하고자 소통과 현장에 기반한 주간 '정책브리프'를 창간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대구정책연구원은 제1호 정책브리프를 발표했는데 제목은 '대구미래 50년 번영 : 모델, 대구슈퍼이노베이션, 변화상'이다. 

대구정책연구원은 대구시가 미래 50년 번영과정을 거치면서 글로벌 하늘길인 한반도 제1내륙신국제관문공항 개항 등을 통해 1인당 지역총생산이 전국 톱 3위권으로 진입하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한다. 

기반을 갖춘다고 했으니 딱히 덧붙일 말은 없지만 '정책브리프'에 등장한 숫자는 과연 객관적인지 의문이 생긴다. 

인구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대목을 보자. 연구원은 대구가 인구 250만 대도시, 인구 1400만 명의 영향권을 보유한 슈퍼리전, 거대 대구 매트로폴리탄 지역으로 변모하게 된다고 발표했다. 

현실은 어떨까? 대구시의 2022년도 인구는 241만 명, 2023년도 인구는 235만 명이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데, 대체 250만 명은 어디서 나온 수치일까?

통계청 대구시 추계인구 또한 2024년 231만 명, 2048년 185만 명, 2050년 180만 명으로 급속하게 줄어든다. 7월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되지만 군위군의 인구는 2만3천 명으로 줄어드는 대세에 영향을 줄 수 없다.

대구시의 꿈, 그리고 '선제적 대응'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에게 인구 250만 도시는 몇 년을 상정한 것인지, 인구 1400만 명의 영향권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이 들어갔는지 질의했다.

박 원장은 "250만 도시는 상징적인 숫자다. 예전부터 대구를 지칭할 때 250만 도시 대구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대도시라는 이야기다"라고 답했다. 어떤 시기를 지칭하는 단어가 아니라는 답이다. 

1400만 명 영향권에 어떤 지역들이 들어가는지 대해서는 "대구시 반경 150km에 들어가는 지역이다. 경북과 부산, 창원, 울산, 경남 일부, 충남 일부, 호남권 일부가 들어간다"고 답했다. 

이 연구는 대구시민들의 자부심을 한껏 부풀게 할 것 같다. 대구보다 100만 명이나 인구가 많은 부산(336만 명)이 대구의 영향권에 있다는 주장이니 말이다. 

이런 전망으로 대구시민들의 자존감이 높아질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여기는 모두 내 땅'이라고 하는 말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4월 18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대구시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업무지시를 내리고 있다.
ⓒ 대구시
 
그런데, 연구원은 왜 1호 정책브리프 주제로 '대구 미래 50년'을 택했을까?

홍준표 대구시장은 4월 18일 대구시 산하기관장 회의에서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 통과 이후 숨가쁘게 진행될 대구광역시 정책들에 각 산하기관이 대구시와 긴밀하게 연계해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지시했다.

또한 "각 산하기관들도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신공항과 연계해 각 기관의 역할을 다시 점검하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홍 시장과 대구시는 대구경북신공항으로 대구가 천지개벽할 것처럼 믿고 있으며 그렇게 홍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시의 방침에 부응해 대구정책연구원도 '선제적 대응'에 나선 셈이다. 

어찌 됐든 인구 250만 도시, 1400만 명의 영향권을 보유한 슈퍼리전, 거대 대구 매트로폴리탄 지역. 이렇게 대구 미래 50년의 밑그림이 나왔다. 앞으로 이 연구 보고서의 내용이 어떻게 실현돼 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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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글쓴이인 백경록 기자는 스픽스대구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SPEAKS_TV_TK)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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