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통일부 장관에 김영호 지명…‘역도 영웅’ 장미란은 문체부 차관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를 지명하고,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부산고검장을 지낸 김홍일 변호사를 임명했다.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논란’으로 사퇴한 박순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후속 인사를 한 것을 제외하면,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도 영웅’ 출신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를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발탁하고,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일선 부처 차관으로 전진 배치하는 등 13명의 차관 인사도 이뤄졌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장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권익위원장과 차관은 다음 달 3일자로 임명된다.
김 실장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대통령실 통일비서관, 외교부 인권대사를 역임한 국제정치·통일정책 분야 전문가”라며 “통일부 통일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어 원칙 있는 대북정책, 일관성 있는 통일전략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와 버지니아대에서 각각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세종연구소 상임객원연구위원을 거쳐 1999년부터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민국 건국, 6·25전쟁의 기원과 전개 과정 등을 연구해온 학자인 김 후보자는 이명박정부 때 청와대 통일비서관과 외교부 인권대사를 지내는 등 공직 경험도 있다.
김 후보자의 발탁은 전임 정부에서 남북 대화나 교류 사업에 치중됐던 통일부의 역할을 조정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통일부 업무의 무게 중심이 북한 관련 역사 교육을 추진하고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쏠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 후보자는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장관 지명을 받아서 어깨가 무겁다”며 “앞으로 원칙을 갖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에 대해선 “40년 가까이 검사 및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법 이론에 해박하고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정통 법조인”이라며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리더십을 통해 부패 방지 및 청렴 주관기관으로서 권익위 기능과 위상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는 책임자”라고 소개했다.
김 내정자는 충남 예산 출신으로 예산고와 충남대를 졸업하고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하고 검찰에 입직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과 3차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부산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를 하며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특별위원장을 맡아 네거티브 대응을 담당했다.
김 내정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흔들리고 있는 권익위를 빨리 안정시키고 부패 방지와 국민 권익 구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차관 인선에서는 장미란 신임 문체부 2차관이 단연 눈에 띈다. 김 실장은 장 차관에 대해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다 땄다”며 “현장에서 그런 경험이 있고, 대학 교수도 하고 장미란재단을 통해 후학도 육성하며 현장과 이론을 겸비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체육 행정에 이런 분이 새바람을 불어넣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비서관 5명을 차관으로 전진 배치했다. 임상준 국정과제비서관을 환경부 차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을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임명했다. 또 김오진 관리비서관을 국토교통부 1차관, 백원국 국토교통비서관을 국토부 2차관, 조성경 과학기술비서관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으로 임명했다.
김 실장은 “과거에도 보면 비서관들이 차관으로 나가는 것은 상당히 일반화된 코스”라며 “집권 2년차를 맞이해 개혁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부처에 좀 더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이 가서 이끌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김완섭 기재부 예산실장,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에는 오기웅 중기부 기획조정실장,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는 한훈 통계청장, 외교부 2차관에는 오영주 주베트남대사, 통일부 차관에는 문승현 주태국대사, 고용노동부 차관에는 이성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임명됐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은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가 맡게 됐다.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사실상 내정된 방송통신위원장 인선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김 실장은 “인사라는 것이 고려할 사항이 많고 어차피 (자리가) 비어 있으니 추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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