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7330] ‘갓생’ 사는 20대 개발자… “축구 지도자로 우승까지 꿈꿔요”

김희웅 2023. 6. 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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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나답게. 생활체육 신(新)바람④]
대기업 개발자 일하는 전병무씨
잦은 야근에도 풋살 빼먹지 않아
대학시절 심판 자격증 취득해
지도자 꿈 위해 공부-현업 병행
최근 인천 모처에서 본지와 인터뷰한 축구 동호인 전병무 씨. 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6.07.

요즘 20대는 과거와 달리 일에만 얽매이지 않는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취미 생활 등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며 또 다른 자기 모습을 뽐낸다.  

취미를 넘어 더 심도 있게 파고드는 이들도 최근에는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 보고 소위 ‘갓생산다’(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산다)고 한다. 단순히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본지와 만난 전병무(27) 씨가 그렇다. 

여섯 살부터 동네에서 축구를 시작한 전병무 씨는 ‘축구광’이다. 유년 시절부터 친구들과 아마추어 축구 대회에 나갈 정도로 뜨거운 열정을 자랑했다. 대학교 시절에도 축구 동아리만 2개를 들었고, 군 복무 시절도 당연히 공과 함께 보냈다. 

전병무 씨는 현재 국내 대기업 개발자로 일하면서도 꾸준히 공을 차고 있다. 최근에는 축구보다 비교적 적은 인원이 모여 할 수 있는 풋살을 즐긴다고 한다. 야근이 잦은데도 풋살은 빼먹지 않는 그는 “일이 힘들어도 공을 차야 힘이 난다. 축구와 풋살이 내 인생의 활력소”라고 했다. 
최근 인천 모처에서 본지와 인터뷰한 축구 동호인 전병무 씨. 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6.07.

그의 열정은 평범 그 이상이다. 전병무 씨는 축구 심판 5급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실제 초·중·고교 아마추어 선수들이 뛴 10경기를 관장했다. 그는 “2018년 여름에 자격증을 땄다. 대학 동아리 활동 당시 심판이 경기를 엄청 망쳤다. 심판이 미웠는데, 나도 도전해 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며 “자격을 딸 만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축구에 관해 박식했던 전병무 씨는 어렵지 않게 심판 자격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정식 심판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얼마 가지 않아 휘슬을 내려놨다. 그는 “처음에는 재밌었는데, 내가 직접 공을 만지는 게 좋더라. 심판이 볼을 차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어린 심판을 무시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마추어 대회에 나가면 벤치에서 욕을 쏟아내고, 물병을 던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최근 인천 모처에서 본지와 인터뷰한 축구 동호인 전병무 씨. 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6.07.

심판으로 겪은 고충 탓에 축구에 관한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니다. 수준급 축구 실력을 자랑하는 전병무 씨는 ‘지도자’로 눈을 돌렸다. 그는 현업에서 맡은 소임을 다하면서도 축구 후학을 양성하고 싶어 한다. 오래전부터 공을 차며 마음에 품어 온 ‘꿈’이라고 했다. 흔히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선수들의 우승 장면을 보고 짜릿함을 느끼는데, 이를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취지다. 

전병무 씨는 “지도자를 해서 유소년 아이들을 키우고, 대회에 나가 우승도 해보고 싶다. 내 로망이다. 현 직장에 만족하니 부업으로 축구 지도자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한 단체를 이끌고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지도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인천 모처에서 본지와 인터뷰한 축구 동호인 전병무 씨. 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6.07.

이미 그는 대한축구협회(KFA) D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을 신청했다. 지도자로 활약하려면 ‘공부’는 필수다. 전병무 씨는 “공부도 일인데, 축구 쪽으로 공부하는 건 재밌을 것 같다. 퇴근 후, 주말에도 어차피 일 때문에 코딩 공부를 계속한다. 코딩 말고 축구를 공부하면 더 머리에 잘 들어올 것 같다”며 웃었다. 

그가 준비 중인 D급 실기 시험은 슈팅, 패스, 드리블, 저글링(리프팅) 등 네 요소로 평가한다. 다수가 10m를 양발 리프팅으로 도는 과정에서 낙방한다. 전병무 씨 역시 다소 취약한 리프팅을 짬짬이 연마하고 있다. 그는 “집 앞 공원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어느 정도는 늘 것으로 믿는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전병무 씨는 휴일에 본지와 만나 1시간 넘게 축구 이야기를 하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축구에 진심이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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