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서관 5명 차관으로... 일개 검찰청처럼 정부 운영?"

이경태 2023. 6. 2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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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정의 "장관 건너뛰고 직할체제?" 지적... 통일 김영호·권익위 김홍일 지명 철회 요구도

[이경태 기자]

▲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김홍일 권익위원장 내정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내정자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장차관 인선발표 브리핑에 배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정의당이 29일 발표된 윤석열 대통령의 장·차관급 인사를 "구제불능의 인사", "거꾸로 인사"라고 혹평했다. 특히 통일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와 국민권익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김홍일 전 부산고검장에 대한 지명 철회도 요구했다(관련기사 : 통일부장관 김영호 교수, 권익위원장 김홍일 전 고검장 지명 https://omn.kr/24l62).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인사가 만사라는데 윤석열 정부의 인사는 완전히 망사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떻게 하나같이 자격 없는 사람만 고르냐"며 "극단적 남북 대결 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을 통일부 장관으로 세우고,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을 덮어준 정치검사를 국민권익위원장에 앉히겠다니 가당키나 하나"라고 질타했다.

김영호 후보자에 대해서는 "통일이 아니라 영구분단을 기도할까 걱정스러운 사람"이라고 혹평하며 사실상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홍일 후보자에 대해서는 "권력 앞에 먼저 몸을 숙이고 비리에 눈을 감고 힘없는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자에게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주는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공정과 상식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현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비서관)·임상준 환경부 차관(현 대통령비서실 국정과제비서관)·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현 대통령비서실 관리비서관)·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현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비서관) 등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각 부처 차관 지명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실 비서관들의 전진 배치는 정부 부처를 대통령의 직할 체제로 운영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번 12명의 차관 인사 중 5명이 현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이다. 회전문 인사를 넘어 대통령실이 장관을 건너뛰고 직접 부처를 지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를 일개 검찰청 운영하듯 운영하겠다는 것이냐"라며 "장관은 결재만 하는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부처는 실세 차관들을 통해 대통령실의 하명을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임명동의 필요 없는 차관으로 인사검증 패싱하고 친위체제 구축?"

정의당 역시 김영호·김홍일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이날(29일) 상무집행위원회의에서 김영호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도 필요 없는 부적격 인사"라고 평했다. "'김정은 정권 타도', '촛불시위는 전체주의적' 등 온갖 극우적 발언을 일삼아온 김영호 후보는 전형적인 뉴라이트 인사"인데다 "더욱이 '2000년 6월 남북공동선언은 북한의 선전과 선동에 완전히 놀아난 것'이라며 흡수통일을 주장하고 있으니, 김영호 후보 지명은 실상 통일부 해체 선언"이라는 주장이었다.

김홍일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는 "국민권익구제와 반부패 기관인 권익위를 제2의 사정기관화 하겠다는 선언"이라며 "'한동훈 검찰'과 '유병호 감사원', '김홍일 권익위' 삼각편대로 야당과 시민사회 등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공세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무엇보다 배 원내대표는 "이번 개각은 차관 인사가 장관 인사보다 많은 '거꾸로 인사'"라며 현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들의 차관행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국회의 임명동의가 필요 없는 차관으로 국회 인사검증을 패싱하고, 실세 차관으로 '친위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 아니냐. 한 마디로 '날치기 개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각에 국정 쇄신과 협치의 메시지는 없다"며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북관계는 파행하고, 사정권력은 확대하는 것이다. 대선공약이었던 '분권형 책임장관제'를 폐기하고 국회 패싱으로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정의당은 이번 인사에서 '보류'된 이동관 방통위원장 지명을 아예 철회할 것도 요구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동관 지명 보류는) 두 번의 인사청문회라는 정치적 부담을 덜고 어떻게든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는 이미 삼진아웃이다. MB시절의 언론장악과 아들 학폭 은폐, 국정원 특활비 불법 사용 의혹과 국정원 언론사찰 지시, KBS 인사개입 등 당장 떠오르는 의혹 스트라이크만 5개다. 당장 타석에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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