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치킨은 폐기름도 버릴게 없네…연료로 재탄생한 폐식용유

정동훈 2023. 6.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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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단석산업 시흥 바이오 디젤 공장
치킨집 등서 나온 폐식용유·유지 투입
'바이오 연료' 뽑아내
경유차·항공기·발전 등에 활용
단석산업의 바이오 디젤 제조 공정. 사진=단석산업

경기도 시흥 단석산업 시화 공장 내 스마트 폐식용유(UCO) 정제 공정. 길이 3m의 로봇팔이 연신 폐식용유가 담긴 철제통을 나른다. 1개당 무게가 16.5㎏이나 나가는 18ℓ 폐식용유통 4개를 한꺼번에 가볍게 들어 올려 파쇄기에 집어넣는다. 폐식용유는 대부분 치킨집 등 식당에서 쓰고 남은 것이다. 파쇄기에 들어간 철제통이 찢기자 폐식용유는 원료 파이프를 통해 본 공정으로 옮겨지고, 잘게 잘린 철제는 철제 스크랩 컨테이너에 모인다. 폐식용유는 정제→메탄올 반응→글리세린 분리→증류 과정을 거쳐 바이오 디젤로 변해 다시 시장으로 나간다.

◆"치킨 튀긴 기름도 버릴게 없어요"=폐식용유는 쓸모 없는 골칫거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종완 단석산업 대표는 폐식용유는 버릴 게 없는 소중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제조 과정에서 바이오 디젤 생산에는 필요 없는 동물성 지방 등이 뭉쳐진 FFA(영어 유리지방산)가 나오는데 발전에 쓰이는 '바이오 중유'를 만들 때 씁니다. 메탄올 반응을 통해 분리된 글리세린도 화장품 원료로 팝니다.폐식용유를 가져와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데 이때 나오는 부산물도 버릴 것은 거의 없죠." 단석산업 시화 공장은 2만6193㎡(약 8000평) 규모로 연간 정제 회수유 10만t, 바이오디젤 6만t, 바이오중유 40만t 등을 생산한다.

바이오 디젤은 폐식용유, 동식물성 유지 등을 원료로 합성한 친환경 수송 연료다. 경유와 유사한 연료 성능을 보여줘 디젤엔진 자동차용으로 쓴다. 경유 1㎘를 바이오디젤로 대체할 경우 2.6t의 온실가스가 저감되며 연료로 사용되는 과정에서 산성비의 주법인 SO₂(아황산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바이오 중유는 바이오 디젤의 공정 부산물, 동물성 유지 등 폐자원을 원료로 생성되는 신재생 에너지로 주로 발전용으로 사용한다.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김종완 단석산업 대표가 28일 경기도 시흥시 시화공단 내 단석산업 사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단석산업

◆실적 성장 견인하는 바이오 에너지·폐배터리 사업=단석산업은 1965년 PVC 안정제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노벨산업사에서 출발해 1989년 단석산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2007년부터는 바이오 에너지를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국내 유통은 물론 미국과 유럽 수출자격인증을 따냈고 품질규격을 충족해 바이오 연료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사업이 봇물을 이루면서 바이오 에너지 사업은 본격적인 결실을 보고 있다. 2020년 5882억원 매출, 2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2021년 매출 8831억원·영업이익 697억원으로 실적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1조원 이상 매출(1조99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732억원으로 올랐다. 불경기라는 올해도 실적 성장은 계속된다. 김 대표는 "경기 불황에 따라 올해 실적도 우려했지만 상반기에 선전해 지난해보다도 소폭 영업이익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석산업은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수첨바이오디젤), 바이오항공유로 확장하고 리튬이온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HVO는 폐식용유와 같은 식물성 원료에 수소 첨가 반응을 해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연료다. 2025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HVO 전처리 공장을 구축하고 폐식용유, 팜부산물 등 식물성 원료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오일 정제 플랜트를 만든다. 연 40만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 이후에는 5500억원을 들여 항공유 설비를 확충해 연간 최대 20만t을 생산하려고 한다.

폐배터리도 단석산업이 기대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다. 지난 5월 전북 군산 새만금 단지 내에 폐배터리 재활용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90억원을 투입해 1995㎡ 규모 공장을 증설, 향후 연간 8000t의 폐배터리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단석산업이 재활용을 통해 추출하는 활물질(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물질)은 약 5000t 규모다. 앞으로 말레이시아 등 해외 거점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니켈·코발트·망간(NCM) 전구체(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참여하는 물질·배터리 양극재 중간소재),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까지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신사업에 총 1조 8000억원을 투자하고 기존 사업을 포함해 7년후 매출 5조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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