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영아' 방지 출생통보제 법사위 통과…내일 본회의 처리될 듯

29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서 가결
"보호출산제 시급 처리 복지위에 공문"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도 의료기관 등을 통해 당국이 출생 사실을 통보받도록 하는 '출생통보제' 법안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은 3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첫 안건으로 출생통보제 내용을 담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상정해 가결했다.

최근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감사 과정에서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미등록 영아'가 2000여명 발견되고 이중 영아 살해 및 유기 사건까지 발생하자 정부여당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출생통보제 법제화를 추진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은 의원안 12개, 정부안 1개를 종합한 대안이다. 의료인이 진료기록부에 출생 신고에 필요한 출생 정보를 기재하면, 의료기관장이 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를 제출하고 심평원은 시·읍·면장에게 곧바로 출생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출생 통보를 받은 지자체장은 출생 신고 여부를 확인하고, 1개월 이내에 출생 신고가 되지 않으면 신고의무자인 부모 등에 7일 이내에 출생 신고 재촉 통지를 한다. 7일 안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 감독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지자체가 직권으로 출생 등록을 하게 된다.

정부여당과 야당이 법안에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30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안이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30일 법안이 통과되면 내년 6월30일부터 법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는 공문을 통해 출생통보제를 보완하는 '보호출산제'의 조속한 통과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촉구하기로 했다. 출생통보제 도입 시 '병원 밖 출산'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위기 산모가 의료기관에서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출산제가 도입되면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보호출산제는 지난 28일 야당이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반대하면서 복지위 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출생통보제의 도입에 따른 병원 밖 출산 증가 등 사각지대 발생 우려에 대해 여러 위원님들께서 말씀을 해 주셨다"며 "오늘 법사위에서 출생통보제와 관련된 가족관계 등록법을 먼저 통보하지만, 개정안 시행 이전에 보호출산제를 처리해 두 제도가 함께 시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취지를 법사위 전체회의 의결 시 위원회 위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복지위에 요청드리는 바"라고 말했다. 법사위는 이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복지위에 발송하기로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