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암보다 무서운 결핵…100년만에 새 백신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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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암보다 무서운 질병이다.
게다가 기존 결핵 예방 접종용 BCG 백신은 무려 백년 전인 1921년에 개발됐지만 어린이들을 상대로만 예방 효과가 있을 뿐 성인들에게는 중증화 방지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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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감염' 치료 가능해질 듯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英 웰컴 재단
5억5000만달러 투자 소식 전해
결핵은 암보다 무서운 질병이다. 1921년 예방 백신(BCG 접종)이 개발되고 영양ㆍ보건 상태가 좋아지면서 한때 후진국 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BCG 접종은 어린이들에게만 통할 뿐 어른에겐 한계가 있다. 강한 전염력과 긴 잠복 기간ㆍ인식 부족에 따른 관리 소홀 등으로 여전히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2020년 국내 결핵 사망자 수는 1356명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수 922명보다 1.5배나 많았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는 말할 것도 없이 심각하다. 2021년 무려 160만명이 숨졌다. 그런데 100년 만에 잠복 감염 치료 등 실질적 예방 효과를 가진 백신 후보물질이 막대한 투자를 받고 최종 임상(3상)에 들어가면서 결핵 퇴치에 희망이 생겼다는 평가다.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28일(현지 시각)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가 전 부인과 함께 설립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영국의 민간 연구지원 기관 웰컴(Wellcome trust)이 글로벌 제약사 글락스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해 게이츠 의학 연구소(GMRI)에 특허권을 넘긴 결핵 예방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연구에 5억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결핵균( 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결핵(Tuberculosis)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내는 주요 전염성 질병이다. 최근 20년 새 추이를 보면 2005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의료시스템 과부하와 제때 진단ㆍ치료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급증 추세다. 2019년 140만명, 2020년 150만명, 2021년 16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인도네시아, 중국, 필리핀,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등 8개 저개발 국가들에게서 사망자의 3분의2가 발생했다.
특히 결핵균은 수년간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활성화돼 증세를 나타내기 때문에 치료하기가 까다롭다. 전 세계 인구 중 4분의1이 결핵균에 의해 잠복 감염(latent infection)됐을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게다가 기존 결핵 예방 접종용 BCG 백신은 무려 백년 전인 1921년에 개발됐지만 어린이들을 상대로만 예방 효과가 있을 뿐 성인들에게는 중증화 방지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
이번에 임상 3상에 돌입하는 결핵 백신 후보물질은 M72/AS01E로 불리는 물질로, 잠복 감염을 없애는 게 주목적이다. 두 개의 중화 결핵균 항원으로 구성된 M72라는 융합 단백질과 보조제 AS01E로 구성됐다. 이 물질은 높은 면역 원성을 갖도록 인체의 면역 체계를 재편한다. 즉 결핵균이 침입했을 때 싸워 물리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침입에 대비해 기억 세포(T-세포)를 자극, 인체의 면역 체계를 깨우는 역할을 한다.
2019년 실시된 임상 2상에서 결핵균에 감염된 성인들에게 투여한 결과 54%의 치료 효과를 나타내 효율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GSK는 상업성이 부족하다며 최종 임상 3상에 들어가지 않고 연구를 포기한 바 있다. 남아프리카 결핵 백신 이니셔티브 등 이번 임상을 실시하는 연구기관들은 아시아ㆍ아프리카에 걸쳐 약 2만6000명의 지원자들을 모집해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결핵은 발병시 짧으면 6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까지 항체 치료제 투여로 완치할 수 있다. 그러나 기간이 너무 길어 치료를 다 끝내지 못하거나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특히 빈곤층 사이에선 이런 점이 완치의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이번 백신이 개발돼 상용화될 경우 이같은 빈틈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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