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회장이 직접 나서서 홍보...머스크-저커버그의 '1조 격투기 빅매치'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29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특별한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그는 주로 근육질 파이터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훈련하는 모습을 올리는데, 이날은 검은 티셔츠의 중년 아저씨가 끙끙대며 바닥에 쓰러진 상대를 혼신의 힘을 다해 누르고 있었다. 사진 속 인물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그가 주짓수를 수련하는 장면이었다.
스타 파이터들의 근황을 전하기 바쁜 화이트 회장이 뜬금없이 머스크를 소개한 것은 그가 격투기 역사상 최대 흥행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머스크와 메타플랫폼 CEO 마크 저커버그 간 격투기 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두 사람이 최근 설전을 벌인 끝에 난데없는 실제 맞대결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미국 포브스가 지난 5월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에 따르면 머스크가 2위, 저커버그는 16위다.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말다툼은 지난 22일 온라인에서 시작됐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트위터의 CEO이기도 한 머스크에게 곧 출시 예정인 새로운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에 대해 묻자,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고 조롱한 것이 발단이었다. 스레드는 저커버그의 메타플랫폼이 개발한 트위터의 대항마다. 그러자 다른 이용자가 "저커버그는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하자, 머스크는 "나는 '철창 싸움(격투기 경기)'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저커버그는 "(당신의) 위치를 보내라"고 했고, 머스크는 "진짜라면 해야지. 라스베이거스 옥타곤(종합격투기 경기장)"이라고 응수하면서 SNS에서 벌어진 말다툼은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 논란으로 번졌다. UFC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 결국 UFC 회장이 직접 나서서 양 측의 입장을 들었는데, 머스크도 저커버그도 "진심"이라고 답하면서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이후 같은 스승 밑에서 주짓수를 수련하는 저커버그, 머스크의 사진과 영상이 공개돼 주목됐다. 인공지능(AI) 연구자이자 3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렉스 프리드먼은 26일 SNS에 저커버그가 자신과 함께 주짓수를 훈련하는 동영상을 올린 데 이어 28일에는 머스크가 자신과 대련하는 사진을 올렸다. 프리드먼은 저커버그에 대해서는 "마크는 1년 좀 넘게 주짓수를 훈련해왔고 겸손하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는 자세는 영감을 준다"고 말했고 머스크에 대해서는 "그의 체력과 힘, 기술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주짓수는 유도에서 파생된 종목인데, 펀치나 발차기 같은 타격 기술 없이 대부분 바닥에 눕거나 엎드려서 조르거나 관절을 꺾는 기술 위주다. 부상 위험이 크지 않아 머스크-저커버그의 대결이 안전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격투기 팬들 사이에선 나이로는 51세인 머스크가 39세인 저커버그에 밀릴 것 같지만 덩치로는 1m90㎝ 가까운 키의 머스크가 1m70㎝를 조금 넘는 저커버그보다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두 재벌의 '세기의 대결'을 분석하며 머스크에 '155', 저커버그에 '152'라는 수치로 전력을 분석했다. 전투력이나 펀치 스피드처럼 보이는 숫자의 정체는 알고 보니 둘의 아이큐다.
미국 CNBC는 따르면 일론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가 종합격투기 UFC 링인 옥타곤에서 대결하면 유료 시청(PPV) 요금은 100달러(13만원)로, 전체 흥행 수입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금까지 격투기 역사상 최대 흥행 경기였던 2017년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의 복싱 대결을 뛰어넘는 규모다. 당시 PPV는 80달러(10만4000원), 흥행 수입은 6억 달러(78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 회장은 "이것(머스크-저커버그 간 대결)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며 "모든 유료 시청 기록을 깰 것"이라고 장담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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