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1st] 투헬은 김민재 '1옵션'으로 영입한다… 진심이니까 급전개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뮌헨 감독은 김민재를 '스쿼드 플레이어'가 아닌 센터백 '1옵션'으로 본다. 바이에른이 김민재 영입에 속도를 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영국 '가디언' 등에 기고하는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29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단독이다. 바이에른이 김민재와 모든 구두 협의에 도달했다. 5년 계약이 준비돼 있다. '히어 위 고(here we go)다. 구단측 취재원에 따르면 김민재는 구단이 제시한 계약조건을 받아들였다. 계약은 2028년까지가 될 것이다. 바이에른의 다음 할 일은 바이아웃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거의 빗나가는 일 없는 로마노의 '히어 위 고' 선언은 최근 유럽 축구계에서 이적 성사 선언처럼 쓰이고 있다. 김민재가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나와 대리인들의 협상 내용에 동의하고, 바이에른이 나폴리에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고, 김민재가 바이에른의 메디컬 테스트를 받는 등 다양한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모두 쉽게 통과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김민재 영입에는 바이아웃 금액의 과감한 지불과 더불어 적극적인 러브콜, 거액의 연봉 등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시즌 말 부임해 본격적인 새판짜기 중인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강하게 원한다는 의미다.
이적시장 초반까지만 해도 김민재를 노리는 대표적인 팀들의 사정은 비슷한 듯 보였다. 바이에른과 더불어 잉글랜드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뉴캐슬유나이티드 역시 센터백이 주전 2명은 굳건하지만 그밖의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어느 팀이든 김민재는 준주전급 로테이션 선수로 쓰일 듯 보였다. 이 정도만으로도 크게 인정받은 셈이다.
그런데 투헬 감독은 준주전을 넘어 김민재를 선발 1순위로 고려하고 영입에 나섰다. 기존 센터백 듀오 중 마테이스 더리흐트는 여전히 믿을만하지만, 다요 우파메카노가 영 불안하기 때문이다.
우파메카노는 2년 전 바이에른으로 이적하면서 이적료 4,250만 유로(약 606억 원)를 기록한 스타 센터백이다. 바이에른의 극적인 분데스리가 우승으로 마무리됐던 2022-2023시즌도 초반에는 활약이 훌륭했다. 하지만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가 전반기에는 분데스리가 센터백 중 최고 경기력으로 꼽은 반면 후반기에는 순위권에 넣지도 않았을 정도로 부침이 심했다. 하필 투헬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하락세가 유독 심했다. 이는 투헬 감독이 다룰 때 부진해서 신뢰를 못 줬다는 의미도 되고, 전임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의 전술은 잘 소화해도 투헬 감독의 전술은 잘 소화하지 못했다는 의미도 된다.
이때문에 독일의 '슈포르트1' 등은 우파메카노가 바이에른을 떠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중이다. 올여름 당장 팔기에는 갑자기 거금을 들여 센터백을 살 팀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소 내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이적시장에 나올 거라는 전망이다.
김민재는 오른발잡이지만, 나폴리에서 지난 1년간 보여준 활약을 통해 포백의 왼쪽 센터백도 능숙하게 소화한다는 걸 입증했다. 투헬 감독은 왼쪽 센터백에 꼭 왼발잡이를 고집하진 않는다. 첼시를 2020-2021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으로 이끌었을 때 스리백의 왼쪽 스토퍼도 오른발잡이인 안토니오 뤼디거였다.
김민재가 맹활약할 환경도 갖춰져가고 있다. 바이에른은 포르투갈 대표 레프트백 하파엘 게헤이루를 영입했다.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투헬 감독의 애제자로서 맹활약했던 선수다. 게헤이루는 투헬 감독 특유의 멀티 포지션 기반 전술을 잘 소화하는 선수로, 레프트백 저리에 머물러있지 않고 전방과 중앙으로 자주 이동하는 선수다. 그 배후 공간을 김민재가 커버한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여기에 맨체스터시티의 멀티 수비수 카일 워커 역시 영입을 노리고 있다. 만약 워커까지 영입된다면 바이에른 포백은 왼쪽부터 게헤이루, 김민재, 더리흐트, 워커 순으로 구성된다. 이는 김민재가 지난 1년간 환상적으로 뒷바라지한 나폴리 포백 마리우 후이, 김민재, 아미르 라흐마니, 조반니 디로렌초 조합과 구성 면에서 매우 흡사하다. 김민재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전술 형태다.
투헬 감독은 첼시 시절부터 김민재에게 관심을 가졌다. 감독의 오랜 호감, 그리고 새로운 구상에 딱 들어맞는다는 점 등 모든 면이 맞아떨어진다. 김민재는 '주전 자리에 도전'하는 입장이 아닌 '일단 주전으로 간주되면서 경쟁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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