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믿기지 않는 '파죽의 6연승'... 가을야구 꿈 아니다

윤현 2023. 6. 2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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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5위 키움 히어로즈와 3경기 차... 중위권 넘보는 한화

[윤현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8일 kt 위즈전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 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천371일 만에 6연승을 질주했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홈런포와 불펜진의 활약을 앞세워 6-4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21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시작한 연승 행진을 6경기째 이어가며 2019년 9월 16~26일 이후 3년 9개월 만에 6연승을 거뒀다. 

한화는 선발 투수 한승혁이 1회초에만 안타 5개를 얻어맞고 4점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그러나 기세가 워낙 대단한 한화는 질 것 같지 않았다. 한화의 추격은 2회말부터 곧바로 시작됐다. 김태연이 2사 3루 찬스에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1점을 만회했다.

4회말에도 김태연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보탠 한화는 5회말 이진영이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초구를 받아쳐 투런포를 터뜨리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가 달아오른 한화는 7회말 노시환이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고, 8회말에도 정은원의 볼넷과 최재훈의 몸에 맞는 공, 이도윤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 찬스에서 이진영의 희생타로 1점을 더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페냐-산체스 '원투 펀치' 위력... 역시 야구는 투수 놀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
ⓒ 한화 이글스
 
순위표에서 한화는 아직 9위에 있다. 그러나 '꼴찌' 10위 삼성 라이온즈에 4경기 차로 앞서 있는 데다가, 5위 키움 히어로즈를 3경기 차로 뒤쫓고 있다.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중위권 진입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근 3시즌 연속 꼴찌를 기록했던 한화는 올 시즌에도 꼴찌로 내려앉았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감독을 사령탑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팬들의 거센 반발도 있었지만, 현재 성적만을 놓고 보면 한화의 승부수는 대성공이다. 

한화가 달라진 배경에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 크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외국인 선수 3명이 약속이나 한 듯 부진했던 한화는 투수 버치 스미스가 개막전에 등판해 부상을 이유로 자진 강판했다. 결국 한화는 스미스를 퇴출하고 베네수엘라 출신 좌완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했다. 

스미스와 달리 산체스는 기대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8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로 역투하며 한화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여기에 4월 한 달간 1승 3패, 평균자책점 5.48로 부진하던 펠릭스 페냐도 산체스의 활약에 자극받은 듯 5월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

페냐는 5월 3승 1패, 평균자책점 2.03을 기록했고 6월에도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7로 역투하면서 산체스와 함께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다. 또한 2년 차 강속구 투수 문동주의 기량도 일취월장하고, 박상원과 강재민 등 불펜진까지 살아나면서 마운드가 안정됐다. 

홈런포 펑펑... '다이너마이트 타선' 부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타격하고 있다
ⓒ 한화 이글스
 
타선에서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투자로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 채은성이 새로운 리더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채은성은 타율 0.302 10홈런 44타점을 기록하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채은성이 오자 부담이 줄어든 노시환, 김인환, 이진영 등 젊은 타자들이 마음껏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연승 행진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승부처마다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면서 번갈아 가며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특히 팀 내 최다인 14홈런을 터뜨린 노시환은 프로 데뷔 5년 차를 맞아 기량이 만개했다. 그동안 파워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올 시즌에는 타율도 0.312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올가을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여기에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까지 가세했다. 전날 KBO리그 데뷔전에서 안타는 없었지만 호수비로 존재감을 알린 윌리엄스는 2경기째인 이날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타격 능력까지 선보였다.

무엇보다 공격적이고 정확한 타격과 주루 플레이로 2안타 모두 장타로 연결하면서 전임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부진에 답답했던 한화 팬들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만약 윌리엄스가 타격에서 제 몫을 한다면 과거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불렸던 한화의 공격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다.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 중위권 순위 경쟁을 뒤흔들고 있는 한화가 과연 어디까지 오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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