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세이브' 박상원, 한화 뒷문지기 찾았다
[양형석 기자]
▲ 한화 박상원 |
ⓒ 한화 이글스 |
한화가 안방에서 이틀 연속 kt를 꺾고 6연승을 질주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원투펀치 고영표와 웨스 벤자민을 투입한 kt를 연파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한화는 지난 2019년 9월 26일 NC다이노스전 이후 1371일 만에 6연승을 내달리며 7위 kt, 8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29승 4무 37패).
한화는 7회 시즌 14번째 홈런을 터트린 노시환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이진영도 5회 투런포(4호)를 포함해 3타점을 수확했다. 한국에서 두 번째 경기를 치르는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도 2루타 두 방을 터트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한승혁이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6명의 불펜투수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전승을 견인했다. 특히 한화의 마무리 박상원은 3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정우람 흔들린 후 마무리 부재에 시달린 한화
2000년대까지만 해도 구대성과 브래드 토마스라는 든든한 마무리 투수가 있었던 한화는 2010년대 들어 매년 마무리가 바뀌며 근근이 뒷문을 꾸려 왔다. 실제로 한화는 2011년 외국인 투수 대니 바티스타(10세이브)를 시작으로 2012년 안승민(16세이브), 2013년 송창식(20세이브), 2014년 박정진, 윤규진(이상 9세이브), 2015년 권혁(17세이브)까지 매년 마무리 투수가 바뀌었다. 마무리가 불안하니 당연히 팀 성적도 좋을 리 없었다.
이에 한화 구단은 2015 시즌이 끝나고 뒷문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FA시장에서 4년 84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정우람을 영입한 것이다. 정우람은 한화로 이적하기 직전 시즌 SK 와이번스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7승1 6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던 검증된 불펜투수다. 특히 당시 한화를 이끌던 김성근 감독과는 'SK 왕조시대'를 이끌었기에 정우람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결과적으로 한화의 정우람 영입은 대단히 성공적이었다. 이적 첫 시즌부터 81이닝을 책임지며 8승 5패 1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한 정우람은 2017년 6승 26세이브, 2018년 5승 35세이브로 한화의 뒷문을 지켰다. 한화는 정우람이 35세이브를 올린 2018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정우람은 FA 계약 마지막 해였던 2019년에도 4승 4패 26세이브 1.54로 한화의 부진한 성적(9위)과는 별개로 특급마무리의 위용을 과시했다.
한화 구단은 2019 시즌이 끝나고 FA 계약 기간 4년 동안 103세이브를 기록한 정우람과 4년 39억 원에 두 번째 FA계약을 체결했다.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정우람의 나이를 고려하더라도 결코 나쁘지 않은 계약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우람은 한화와 두 번째 FA계약을 맺은 후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2020년 3승 5패 16세이브 4.80으로 성적이 뚝 떨어진 정우람은 2021년에도 1승 4패 15세이브 1홀드 5.64로 더욱 흔들렸다.
결국 정우람은 작년 시즌 마무리 자리를 내려 놓은 채 23경기에서 승리 없이 1세이브 7홀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한화는 다시 뒷문 불안에 시달렸다. 우완 장시환이 14세이브, 사이드암 강재민이 7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확실한 믿음을 주는 투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게 한화가 마무리 부재에 시달리던 2022년 8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던 박상원이 병역의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6연승 기간 동안 최근 3경기 연속 세이브
휘문고-연세대 출신의 박상원은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연세대 진학 후 구속도 증가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요령도 늘었지만 고우석(LG트윈스), 이정후, 김혜성(이상 키움 히어로즈), 나종덕(개명 후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박성한(SSG랜더스) 같은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온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대적으로 평가가 떨어지는 대졸투수 박상원이 상위지명을 받기는 어려웠다.
루키 시즌 18경기에 등판해 1홀드 4.15를 기록했던 박상원은 한화가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2018년 69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9홀드 2.10의 뛰어난 성적으로 이태양, 송은범(LG)과 함께 '필승조 3인방'으로 맹활약했다. 한화는 2018년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다시 하위권으로 순위가 떨어졌지만 박상원은 2019년 61경기 12홀드3.97, 2020년 62경기 10홀드 4.66을 기록하며 꾸준히 한화의 허리를 지켰다.
대졸로 입단 후 어느덧 프로에서 네 시즌을 보낸 박상원은 2020년 11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60경기 이상 등판하며 한화 마운드의 마당쇠 역할을 했던 박상원에게는 지친 어깨를 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박상원은 작년 8월 군복무를 마친 후 팀에 복귀했고 14경기에 등판해 4홀드 2.25의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며 2023 시즌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중도낙마했던 박상원은 개막 후 2주가 지난 4월 18일에 1군에 합류했다. 박상원은 1군 합류 후 6월 중순까지 22경기에 등판해 3승 3세이브 2.88을 기록하며 전문 마무리가 아닌 입대 전처럼 한화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했다. 하지만 22일 KIA전에서 시즌 4번째 세이브를 기록한 박상원은 kt와의 주중 3연전에서 2경기 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한화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프로 입단 후 전문 불펜투수로만 활약했던 박상원의 연투능력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바 있다. 여기에 올 시즌 피안타율 .194에 장타허용이 단 3개에 불과할 정도로 묵직한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특급 유망주 문동주가 선발투수로 성장하고 있고 또 한 명의 강속구 루키 김서현이 퓨처스리그에서 제구력 교정을 받고 있는 현재 한화 마운드에서 박상원 만큼 마무리 보직에 어울리는 투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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